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1월 평양에서 남북 국회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남측 국회가 먼저 방북해 평양에서 사상 첫 국회회담을 개최하고 이어 북한 최고인민회의 측이 내년에 서울을 답방해 두 번째 회담을 여는 방안이다. 남북 국회회담의 정확한 개최 시기와 장소는 이달 중순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 관계자는 4∼6일 평양에서 열린 10ㆍ4선언 남북 공동기념행사 기간 중 남측 취재진에게 “11월 평양에서 국회회담을 열자는 의견을 (남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행사 기간 남측 기자들과 만나 “(남북 국회회담추진) 담당자인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이랑 얘기해보니까, 설령 다른 야당이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하겠다. 문제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의장은 앞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에게 국회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친서를 보냈다. 최 의장은 이에 국회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문 의장 측에 답신했다. 문 의장 측 관계자는 “국회 의장단과 각 당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현역의원 30명가량이 참여하는 대표단을 꾸리는 방안을 개성연락사무소 등의 채널을 통해 북측과 실무협의 중”이라며 “이달 중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국회회담 개최 일정ㆍ장소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남북 국회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평양에서의 회담 개최에는 부정적이다. 이해찬 대표도 앞서 남북정치인 모임에서 북측에 “국회회담인 만큼 여야가 함께 해야 하는데 한국당이 평양에서 회담을 하면 참가하지 않겠다고 해 고민”이라고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문 의장 측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만큼, 한국당이 동행하도록 마지막까지 설득하겠다는 게 문 의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이뤄진 남북 정치인 간 면담에 최태복 의장이 불참한 것은 노환으로 인한 건강문제 때문으로 확인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현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그런(최태복 의장의 병환) 이야기를 들었다”고 확인했다. 평양=공동취재단ㆍ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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