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증 폐질환자는 살아있는 사람의 폐 일부를 이식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가 기증한 폐만 이식 대상으로 했으나 뇌사자의 폐는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중증 폐질환 환자에게 이식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이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딸에게 부모의 폐 일부분을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을 처음 성공하면서 시행령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시 의료진은 학회와 정부기관, 국회 등에 폐 이식 수술의 의료윤리적 검토를 호소해 수술할 수 있었다.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중증 폐 질환자에 한해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기다리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폐의 일부를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수도 신장(1개), 간장, 골수, 췌장, 췌도, 소장에 폐를 포함해 7종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신장 이식 대기자 중 소아의 장기이식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신장과 췌장의 소아 장기 이식 연령 기준을 ‘11세 이하’에서 ‘19세 미만’으로 넓힌다. 종전까지 11세 이하 소아 신장 이식 대기자는 11세 이하 기증자로부터만 이식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9세 미만이면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재 소아의 연령 기준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8세, 스페인은 15세로 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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