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집권당 대표가 맞나”
이 “정권 절대 안 뺏겨”도 논란
여 “정당 목표는 정권 획득” 응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ㆍ4선언 공동개최를 위해 방북 기간 했던 “살아있는 한 정권을 안 빼앗길 것”“국가보안법 논의” 발언을 놓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조공외교”라고 맹비난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한국 땅도 아닌 북한 땅에서 국보법 폐지를 말하는 이 대표는 집권당 대표가 맞느냐”며 “정권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 남북군사합의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영우 한국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남로당 박헌영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대한민국 보수타파를 북한 지도부에 약속한 것인가”라며 “과거 박헌영이 남쪽에 50만명의 공산당 조직이 있으니 밀고 내려가면 공산혁명이 가능하다고 한 말과 크게 다르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 앞에서 보수 타파 언급에 동참하고 국보법 철폐를 운운했다면, 해도 해도 너무한 여당 대표의 조공 외교”라고 비난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겠다’는 발언은 집권당 대표답지 못한 속 좁은 마음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5일 평양에서 열린 10ㆍ4선언 11주년 행사에서 북측 정치인들과 만나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면 또 (회담을)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정권을 안 뺏기도록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해 야당을 자극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녘 동포도 힘을 합쳐서 보수타파 운동에...”라고 언급한 만큼, 이 대표의 정권 사수 발언이 김 상임위원장 발언에 동조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는 같은 날 “평화체제로 가는데, 국보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국보법 개정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 맞받아쳤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당 목표가 정권 획득인데 뭐가 문제냐. 한국당은 정권을 내주는 게 목표냐”고 응수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국보법 발언에 대해 “야당이 국보법 같은 냉전시대의 유물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전전긍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유엔 자유권규약위와 인권이사회 등이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국보법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원론적 의견도 대역죄 취급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며, 평화의 시대에 장애물을 자처하는 것”이라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