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개업 대신 대기업을 택한 검사들이 최근 10년간 6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퇴직검사 취업현황’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기업 등에 재취업한 검사는 총 14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41.8%에 해당하는 61명은 2018년 기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에 취업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삼성경제연구소 등 삼성 계열사에 취업한 검사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재 영입은 2012~2015년에 집중됐다. 2012년 2월 검찰을 떠난 A검사는 이듬해 1월 삼성물산 상무로 들어갔고,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퇴직한 B검사는 4개월 만에 삼성전자 상무로 취업했다. 이밖에 롯데 쇼핑,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 그룹에는 총 5명의 검사가, 현대제철 등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에는 4명의 검사가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들의 대기업 취업은 2016년에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도 12명의 검사가 대기업을 택했다. 부사장부터 부장까지 임직원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외이사(20명)나 고문(15명)을 맡기도 했다.
공직자윤리법 상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이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 재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 윤리위 취업심사를 통해 직무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자산규모가 큰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취업이 가능하다. 금태섭 의원은 “검사나 판사들은 기업 사건 소송업무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 공무원보다 높은 기준의 취업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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