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장 역할
이르면 내일 당 전면에 나설 듯
김병준, 오세훈과 재입당 논의
재야 인사들 만나며 물밑 작업
개혁위 등 보수 가치 재정립 작업
얼마나 내부 공감 얻느냐가 중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손을 맞잡으면서 보수대통합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비대위는 이번 주부터 발표될 비대위 산하 개별 소위들의 결과물을 지렛대 삼아 최종 목적지인 보수대통합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대위가 보수 혁신과 비전 제시 분야에서 구태의연한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내적 통합은 물론, 외연 확장 시도도 좌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근 당내에서 보수대통합 논의에 불을 지피는 대표적 인물이 전 변호사다. 그는 7일 통화에서 “주말 사이 저를 포함해 (내정된) 4명의 조강특위 외부 위원들과 함께 만났고 보수단일대오와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김용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내부 위원 3명이 의결권을 갖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조강특위 위원장’ 역할을 하게 된 전 변호사는 이르면 9일 나머지 위원들과 함께 공식적으로 당 전면에 나서게 된다.
비대위 산하 좌표ㆍ가치 재정립소위도 보수대통합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이들이 제시할 새로운 보수가치는 한국당만이 아닌 보수주의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홍성걸 위원장은 통화에서 “지금 이 시점은 보수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서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 시기”라며 “대한민국호에서 진보ㆍ좌파들이 왼쪽으로만 노를 저으면 나라가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고 보수대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소위가 내놓을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는 “한국당에만 한정된 가치가 아니라 보수진영 인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공유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 목표, 지향점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큰 국민, 작은 정부’, ‘힘에 바탕을 둔 당당한 평화’ 등 보수 진영이 그간 공통적으로 간직해 온 시장경제와 안보우선주의 원칙이 두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위인 정당개혁위원회는 의원ㆍ원외당협위원장ㆍ지방선거 당선자와 낙선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 개혁 관련 설문조사를 비대위에 보고하고 발표를 앞두고 있다.
보수대통합을 위한 물밑 작업도 속속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탈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재입당 문제를 논의했다. 당장 바른미래당 현역의원 영입 시도를 했다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보다는 재야의 보수인사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서서히 보수대통합을 위한 군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적당한 시기가 되면 김 위원장이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의원 등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대통합을 위한 1차적 관건은 지난 7월 출범해 석 달 동안 활동해 온 비대위가 내놓는 당내 통합과 보수의 가치 재정립 작업이 얼마나 구성원들에게 설득력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좌표ㆍ가치 재정립소위의 결과물이 내부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다면 보수대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친박ㆍ비박으로 갈라져 있는 당내 통합 작업도 아직 더디기만 하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전 변호사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중진인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공부 좀 하시라”며 공개 비판을 했다가 비박계 의원들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또 통합의 한 축이 될 바른미래당과 사전 상의 없이 먼저 보수대통합론을 꺼내 들었다가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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