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ㆍ4선언을 채택한 이래 처음으로 남북이 공동 개최한 10ㆍ4선언 기념행사가 마무리됐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방북단을 환송했다고 7일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는 김 부위원장 외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 겸 서기국장, 차희림 평양시인민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이 찾았다.
김 부위원장의 공항 배웅은 노무현재단 등이 추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접견이 성사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측 나름대로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위원장은 6일 오후 방북단 귀환에 앞서 방북단 공동단장을 맡았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1시간가량 환담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ㆍ4 기념행사를 잘 치른 데 대해 직접 감사의 뜻을 전하려 했지만, 일정상 그러지 못해서 양해를 구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유족 대표로 평양을 찾은 아들 건호씨에게 ‘권양숙 여사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단은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서울행 수송기 이륙이 늦춰져 당초 귀환 시각보다 약 8시간 지연된 6일 오후 8시 36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2박 3일 체류 기간 동안 방북단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본행사인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하고, 평양 시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는 것 외에도 북측 인사들과 다양한 교류를 가졌다.
5일에는 사실상 고위급회담을 열어 평양공동선언 이행 방안을 논했고, 이해찬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은 안동춘 부의장 등과 만나 연내 남북 국회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시민단체ㆍ지자체장들도 다양한 방식의 교류ㆍ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방북단은 노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가 있는 중앙식물원을 찾아 10ㆍ4선언 정신도 기렸다. 건호씨와 참석자들은 봉화산, 화포천, 봉하들판, 노 전 대통령 자택, 마옥당(노 전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한 곳), 생가 등 그와 인연이 있는 6곳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나무 주변에 뿌렸다. 건호씨는 11년 전 아버지가 심은 소나무 앞에서 “신뢰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실천하고, 또 실천하고, 그렇게 실천해나갈 때 앞으로 계속해서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양=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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