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물찌꺼기 적재장 토양에 서식하는 수많은 세균의 유전자 정보가 확보됐다. 이들 세균은 금속을 분리하고 대기 환경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박수제 제주대 교수팀과 자생생물 조사ㆍ발굴 사업인 '폐광미 지역 서식 원핵생물의 다양성 조사 및 미발굴종 탐색' 사업을 수행해 세균 1,791종의 유전자 정보를 얻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국제학술지 ‘미생물과 환경’에 투고됐다. 폐광미는 광산에서 금, 은 등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인데 비소, 구리, 납 등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
이번에 서식 정보가 밝혀진 세균은 경기 화성, 경북 봉화, 대구 달성에 있는 광물찌꺼기 적재장의 중금속 오염이 심한 토양에서 확보한 것이다. 이 중 약 80%는 신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국립생물자원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조사한 토양에서는 일반 토양에서 발견하기 힘든 속(屬)인 렙토스필럼, 엑시디티오바실러스, 엑시디페로박터 등 구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미생물은 황철석 등으로부터 철 같은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금속을 분리하는 생물 채광에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을 이용하면 채광할 때 필요한 온도를 약 800도에서 30도까지 낮출 수 있어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연구진은 또 엑시디필리엄, 쿠프리아비두스 등 대기 환경 개선과 바이오 화합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세균도 확인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확인한 세균 정보가 생명공학에 이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황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미생물은 생명공학 산업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핵심소재로 고부가가치 자원”이라며 “앞으로도 나고야의정서 대응과 국가 생물자원의 가치 증진을 위해 유용 미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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