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ㆍ러시아)가 2년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온 코너 맥그리거(30ㆍ아일랜드)를 누르고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에게 4라운드 리어네이키드초크에 의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UFC 최고의 그래플러인 누르마고메도프는 최고의 타격가인 맥그리거를 만나 1라운드부터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몰아붙였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버텨내며 별다른 타격 없이 1라운드를 마쳤다.
팽팽하던 흐름은 2라운드 초반 누르마고메도프가 오른손 펀치를 맥그리거의 안면에 적중시키면서 달라졌다. 맥그리거는 누르마고메도프의 테이크다운 방어에만 신경을 쓴 듯 큰 것 한 방을 맞고 휘청거렸다. 순식간에 승부의 추는 누르마고메도프 쪽으로 기울었다.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한 맥그리거는 결국 누르마고메도프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했고, 무자비한 파운딩 세례를 당했다. 패배 직전까지 갔던 맥그리거는 3라운드에서 반격했다. 맥그리거는 천천히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며 오른손 잽에 이은 왼손 펀치로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데미지를 입혔다.
4라운드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맥그리거가 조금씩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를 이끌고 있을 때 누르마고메도프의 테이크다운 시도가 나왔다. 맥그리거는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누르마고메도프의 테이크다운 시도에 맥없이 쓰러졌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맥그리거의 등 위로 올라타서 리어네이키드초크 그립을 잡았다. 초크에 걸린 맥그리거는 스스로 탭을 쳐 경기를 포기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이날 승리로 격투기 통산 27승 무패 전적을 이어갔다. UFC 역사상 최초로 동시에 두 체급을 석권한 맥그리거는 4번째 패배(21승)를 당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양측 관계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혼란 속에 맥그리거가 먼저 퇴장했고, 뒤를 이어 누르마고메도프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때문에 챔피언 벨트를 수여하는 세리머니를 진행하지 못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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