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말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8일부터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자신의 수감 기간 롯데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진 황각규 부회장 등 비상경영위원과 주요 임원들을 만나 식사를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그간 서로 고생했다는 덕담과 격려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주말 동안 자택인 서울 종로구 가회동 영빈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8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총수 부재로 사실상 정지 상태였던 그룹의 대규모 투자 등 경영 현안을 챙기기 위해서다. 신 회장은 또 조만간 롯데월드타워 34층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사는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을 찾아가 인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들은 신 회장에게 보고할 현안을 챙기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7일 출근했다. 롯데지주와 유통, 화학, 식품, 호텔ㆍ서비스 등 4개 사업 부문 주요 임원들은 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는 신 회장에게 주요 현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당분간은 업무 보고를 받는 등 내부 업무 위주로 활동을 하게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투자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 동남아시아 유통ㆍ식품기업 인수 계획 등이 신 회장의 우선 검토 대상이다.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멈춰선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 건설 사업,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 계열사 지분 처분과 호텔롯데 상장 등도 풀어가야 할 과제다.
한국과 일본 롯데를 공동 경영해온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을 찾아 일본 롯데 경영진과 투자자도 다독일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로서 한일 롯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석방으로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더욱 유리해졌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신 회장에 대한 고소 등을 진행해 왔지만 계속 패소한 데다 최근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을 놓고 진행한 표 대결에서도 패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근 한국과 일본 민사 재판에서 롯데 계열사 이사직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아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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