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10월 8일로 시행 100일을 맞는 가운데 퇴근 후 대형마트 문화센터를 찾는 직장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모집을 시작한 문화센터 가을학기의 저녁 시간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강좌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47%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요가,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강좌는 물론 드럼, 바이올린, 캘리그라피, 수채화 등 자기계발을 주제로 한 강좌를 찾는 직장인이 증가했다. 미니멀라이프를 위한 수납, 재테크, 비즈니스 스피치 등 직장인의 관심 분야를 주제로 한 이색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강좌의 경우 개설 하루 만에 등록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평일 저녁 오후 6시 이후 강좌 신청률이 지난해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며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직장인의 신규 수강 신청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워킹맘, 워킹대디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저녁 시간대 아이와 엄마를 위한 베이비 강좌를 신청한 워킹맘은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듣는 주말 베이비 강좌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아빠와 함께하는 트니트니 목욕놀이’, ‘아빠와 함께 빼빼로 만들기’ 등 관련 강좌를 지난해(700여종)보다 30% 가까이 늘려 총 906종의 강좌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주말에 아이와 함께 문화센터 강좌를 듣는 워킹대디는 지난해(3,400여명)보다 40% 늘었다.
맞벌이 워킹맘, 워킹대디 방문비중이 높은 오피스 및 주거상권 인근 점포의 관련 문화센터 강좌 수강생 증가폭은 더욱 컸다.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수강생 1만명을 돌파한 대구 성서점의 경우 평일 저녁과 주말 베이비 강좌 비중이(52%)이 전체 평균(39%)보다 13%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늘어난 강좌 수만큼 베이비 강좌 수강생(6,374명) 또한 급증해 전체 점포 평균(1,576명)보다 300%나 높게 나타났다.
평일 저녁 퇴근 후 동료 또는 동호회 회원들끼리 풋살경기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면서 전국 13개 홈플러스 옥상 풋살파크의 평균 대관시간은 7월 430시간에서 9월 470시간으로 늘었다. 각 지점의 풋살파크 평균 이용객 수는 9월 7,050명으로 주 52시간제 시행전인 6월 6,130명에 비해 3개월 새 15% 가량 늘었다.
이원경 홈플러스 문화센터팀장은 “향후 주 52시간제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퇴근 후 자기계발에 나서거나 취미를 즐기는 ‘직장인 문센족(퇴근 뒤 문화센터에 들러 강좌를 듣는 직장인)’이 더 늘 것으로 본다”며 “문화센터가 직장인들의 저녁시간대 놀이터가 되는 것을 넘어서 대형마트로 고객을 이끄는 ‘키 테넌트(핵심점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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