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50대 48로 인준 통과
연방대법원 5대 4로 보수 우위 구도
미 중간선거 영향 주목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브렛 캐버노(53)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안이 6일(현지시간) 상원을 최종 통과했다. 캐버노 후보자는 이날 오후 연방대법원에서 선서식을 갖고 공식 취임했다. ‘젊은 보수’ 캐버노의 대법관 취임으로 미 연방대법원은 상당 기간 보수 우위 구도를 갖게 됐다. 미국 사회를 극단적으로 양분시켰던 캐버노 인준 파문이 일단 막을 내렸으나, 그의 인준을 둔 찬성과 반대 여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은 호명 투표, 즉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기립해 찬성 또는 반대를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준 통과 후 기자들에게 "캐버노는 훌륭한 대법관이 될 것"이라며 "그는 특출한 사람이며,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버노 후보자는 몇 시간 뒤 연방대법원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주재 하에 취임 선서식을 가졌다.
캐버노 신임 연방대법관 취임으로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5명, 진보 성향 대법관 4명으로 무게추가 '보수 성향'으로 기울게 됐다. 전임인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렸던 주요 사안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대법원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캐버노 대법관은 성 소수자, 낙태, 총기 문제 등에 한결 보수적인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고서치(50) 대법관에 이어 50대의 '젊은 보수' 대법관을 잇달아 임명함으로써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장기간 유지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1980년대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미국 사회를 뒤흔든 캐버노 파문은 인준안 가결로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1·6 중간선거와 맞물려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캐버노 흔들기'에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 돌린 여성과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원들을 이만큼 단결시키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역사상 가장 슬픈 순간 중 하나"라며 "이번 장(章)은 피해야 할 것에 대한 붉은 경고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DC 의사당과 연방대법원 주변에는 오전부터 반대파들이 속속 모여들며 온종일 항의 시위를 펼쳤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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