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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차의 요람…i20쿠페 340마력 ‘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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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차의 요람…i20쿠페 340마력 ‘굉음’

입력
2018.10.07 15:10
수정
2018.10.07 20: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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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전경. 현대자 제공
독일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전경. 현대자 제공
4일(현지시간) 독일 알체나우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직원들이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4일(현지시간) 독일 알체나우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직원들이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시 자동차산업단지. 이곳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HSMG) 내 워크샵 부서에선 다가오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경기에 대비 ‘i20 쿠페 WRC’의 엔진 성능 시험이 한창이었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실내의 모든 소음을 압도하는 굉음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i20 쿠페 WRC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배기량 1,600㏄)을 장착, 최고출력 380마력을 갖췄다. 기존 양산차인 i20 쿠페(120마력)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10.2초인데 비해 WRC용으로 개조한 i20 쿠페 WRC는 제로백이 4초에 불과하다. 엔진 가격만 2억원에 달한다.

황인구 엔진담당 연구원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은 WRC 등에 참가하는 자동차의 가격과 성능에 상한을 두고 있다”며 “기본적인 차의 성능을 높이고, 여기에 내구성 등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FIA의 상한 규제는 자동차업체들이 단순히 돈을 쏟아부어 성능을 높이는 게 아닌, 제한된 여건에서 최적의 성능을 뽑아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기술력에 대한 진검 승부를 벌이도록 한 장치다.

송정근 기자
송정근 기자

◇고성능 현대차 기술의 요람

독일의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현대자동차의 고성능차 기술 개발의 요람이다. 현대차는 고성능차 개발로 양산차의 성능을 발전시킬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WRC 참가 등 글로벌 모터스포츠 도전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자 지난 2012년 12월 국내에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관련 부서들을 통합, 이곳에 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했다. 슈테판 헨리 마케팅 담당은 “이곳에선 혹한ㆍ혹서, 눈길, 비포장도로 등 어떤 조건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내는 차를 개발해 현대차가 내놓는 고성능차의 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독일 유럽기술연구소, 유럽디자인센터, 고성능차 성능 테스트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는 뉘르부르크링 서킷 등과 불과 30㎞ 떨어진 지역에 자리해 고성능차 개발을 위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하다. 특히 현대차의 집중 투자로 2013년 설립 당시 부지 8,200㎡, 직원 50여명 규모에서 지금은 1만6,000㎡ 부지에 250여 직원이 일하는 대규모 시설이 됐다. 헨리 마케팅 담당은 “이곳 직원들은 세계 30여개국에서 모집한 전문가들”이라며 “한 해 동안 약 150명의 직원이 함께 세계를 누비며 경기를 치른다”고 말했다.

◇올 WRC 우승도 노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WRC 대회에 처음 참가한 지 4년 만인 올해 최상위권의 모터스포츠팀을 일궈냈다. 현대차의 2018 시즌 WRC 팀인 ‘현대 쉘 모비스 WRT’는 현재 2위를 기록, 사상 처음 시즌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참여하는 형식이 아닌, 개인 또는 프로팀에 모터스포츠차(현대차 i30 N TCR)만 판매ㆍ제공해 일명 ‘커스터머(Customer) 레이싱’으로 불리는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선 작년에 데 이어 올해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고성능차들이 WRC, WTCR 등에서 선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WRC에 처음 참가한 2014년 유럽에서 약 42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2015년엔 10.8% 상승한 47만여대를 판매하는 등 최근 4년간(2013~2017년) 연평균 5.5%의 탄탄한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WRC를 통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i20의 글로벌 판매량(지난해 28만6,241대)은 2013년(21만6,511대)보다 32.2% 급증했다. 헨리 마케팅 담당은 “160개국 8억명에 달하는 WRC 중계 시청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1억8,000만명)의 4배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고성능차 보폭 더 넓힌다

현대차는 WRC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는 새롭게 출범한 WTCR 대회에서 현대차 i30의 고성능 버전인 i30 N TCR이 선두권을 휩쓸자 사상 처음 모터스포츠용 고성능차 판매에 나섰다.

i30 N TCR은 현재 유럽에서 양산 판매중인 i30 N과 동일한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전자제어장치(ECU) 튜닝을 거쳐 340마력을 내도록 제작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 ‘TCR 유럽 트로피’에서 잇따라 우승했고 올해 열린 WTCR 대회 6개 중 5개에서 1~2위를 휩쓸었다.

장지하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커스터머 레이싱 담당 과장은 “내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열리는 WTRC 대회에선 모든 팀들이 i30 N TCR을 몰고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고성능차는 물론 일반 양산차에 대한 글로벌 고객들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체나우=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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