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클리오는 유럽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차량이다.
국내의 경우 엄연한 수입차인 만큼 자연스레 상승한 판매 가격으로 인해 애물단지의 노릇을 하고 있지만 우수한 기본기와 합리성 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의 데뷔 이래로 1,400만대가 팔리는 대기록을 달성한 차량이다.
르노 클리오의 국내 사양을 본다면 전형적인 '데일리카'의 영역을 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사실이다. 이에 클리오의 효율성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효율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클리오
자그마한 녀석의 보닛을 들어 올리면 익숙한 레이아웃과 구성이 돋보인다. 실제 클리오의 보닛 아래 자리한 구성은 이미 소형 SUV, QM3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것이다.
F1 무대에서도 팀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지만 '엔진 공급자'로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는 르노의 노하우가 담긴 1.5L dCi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90마력과 22.4kg.m의 토크를 자아낸다. 여기에 EDC로 명명된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클리오는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한다. 국내 공인 연비 기준으로는 리터 당 17.7km에 이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6.8km/L와 18.9km/L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다.
강변북로, 자유로 그리고 다시 용산으로
클리오의 주행은 평소의 자유로 주행보다 조금 더 먼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했다. 용산의 한강대교 북단 인근에서 주행을 시작해 강변북로를 타고 달리면서 자유로 끝까지 달리고, 다시 용산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낙점했다. 대략 주행 거리는 120km를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강변북로 합류지점에서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강변북로에 오르자 눈 앞에 제법 많은 차량들이 달리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출퇴근길은 아니었기 때문에 주행의 흐름 자체는 크게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선 클리오는 70km/h의 규정 속도를 지키는 범주에서 부드럽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조작하며 자유로 방향으로 주행을 이어갔다.
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90마력
인터넷 여론을 보면 90마력의 출력에 한숨을 내쉰다.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이야기다.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도 100마력 이하의 차량들이 엄연히 도로를 달리고 주행의 큰 무리가 없다. 하물며 22.4kg.m의 토크를 내는 디젤 엔진은 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낮은 RPM부터 토크가 충분히 발산되기에 일상에서의 느끼는 답답함은 크지 않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숫자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90마력, 1.5L의 배기량에게는 분명한 한계는 존재한다. 실제 고속 영역으로 접어들면 출력의 아쉬움이 분명 드러난다. 하지만 일상적인 고속도로 주행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범주의 주행'은 충분히 담당할 수 있다.
QM3를 떠올리게 하는 클리오의 효율성
강변북로의 주행이 끝나가고 본격적인 자유로 주행이 시작될 무렵, 도로 한 켠에 잠시 클리오를 세우고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주행 거리는 11.5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 또한 65.1km/h로계측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30.4km/L에 이르는 정말 뛰어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도의 효율성은 정말 QM3에서나 볼 수 있던 효율성이었는데 '같은 파워트레인'의 조합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바로 시작된 자유로의 주행
가양대교 인근까지의 주행을 뒤로 하고 자유로 주행을 계속 이어갔다. 트립 컴퓨터는 리셋하지 않고 주행 기록을 계속 축적하는 것으로 했다. 자유로는 여느 때와 같이 한가롭고 또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다시 한 번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제한 속도인 90km/h까지 끌어 올리고 본격적인 주행을 계속 이어갔다. 가속 상황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변속감을 선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동 변속기'를 적용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르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그러나 같은 터전을 갖고 오랜 역사를 써내려온 푸조와는 또 사뭇 다른 존재감을 갖고 있다. 특히 승차감이나 주행 질감에서는 둘의 차이가 상당한 편이다.
실제 푸조의 경우에는 소프트한 감성을 기반으로 포용력을 높이는 스타일이라 한다면 르노의 경우에는 조금 더 견고하고 탄탄한, 일체감이 강조된 스타일이라 느껴졌다. 실제 독일의 성향에 조금 더 가깝다는 느낌도 들기도 했다.
클리오 역시 자유로 주행 내내 탄탄한 감성과 견고한 느낌을 선사하며 자유로를 기분 좋게 내달렸다. 다만 그 사이에 느껴지는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조금 아쉬운 자유로에서의 효율성
자유로 주행을 끝내고 차량을 세워 트립 컴퓨터의 수치를 확인했다. 용산에서 시작된 주행 거리는 총 61.1km에 이르게 되었고 평균 주행 속도 역시 76.7km/h로 상당히 상승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90km/h 정속 주행 환경이었기 때문에 용산>가양대교와 큰 차이가 없는 효율성을 기대했었는데 누적 평균 연비가 28.3km/L으로 하락하게 된 점이 다소 아쉬웠다. 내심 더 높은 결과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자유로까지 달렸으니 이제 돌아올 차례가 되었다.
클리오의 트립 컴퓨터를 그대로 둔 상태로 용산을 향해 주행을 시작했다.
클리오는 다시 한 번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을 계속 이어가며 본연의 매력을 명확히 드러냈다. 특히 어떻게 보면 투박하고 또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노면에 상황에 따라 탄탄하게 반응하는 일체적이고 깔끔한 차체는 주행을 즐기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일 것이다.
한편 클리오에는 보스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소형차로서는 기대 이상의 편의사양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소형차는 으레 편의사양이나 기능성 부분에서 아쉬움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듣는 즐거움을 더하는 방법으로 그 매력을 곧바로 드러낸다. 실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남은 자유로 주행과 강변북로 그리고 도심 도로를 달리며 주행의 끝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용산역 인근에 도착하게 되었다. 차량을 세우고 트립 컴퓨터의 항목을 살펴보았다. 클리오의 총 주헹 거리는 124.2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 또한 72.4km/h로 계측되었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27.5km/L로 기록되며 공인 연비를 크게 앞지르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효율성의 뛰어난 패키징, 작은 차체가 선사하는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르노 클리오 주행 기록
1. 용산 > 가양대교 -주행 거리 11.5km | 평균 속도: 65.1km/h | 평균 연비 30.4km/L
2. 용산 > 가양대교 > 통일대교 - 주행 거리 61.1km | 평균 속도: 76.7km/h | 평균 연비 28.3km/L
3. 용산 > 가양대교 > 통일대교 > 용산 - 주행 거리 124.2km | 평균 속도: 72.4km/h | 평균 연비 27.5km/L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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