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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 앞 ‘작은 통일’…장애인 AG 단일팀 합동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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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 앞 ‘작은 통일’…장애인 AG 단일팀 합동 훈련

입력
2018.10.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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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을 하루 앞둔 5일 자카르타 에코벤션에서 열린 남북 단일팀 훈련. 측 박홍규(뒤)와 북측 김영록이 훈련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을 하루 앞둔 5일 자카르타 에코벤션에서 열린 남북 단일팀 훈련. 측 박홍규(뒤)와 북측 김영록이 훈련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에코벤션의 안촐 탁구 경기장에서 남북 단일팀 합동 훈련이 있었다.

남북은 6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수영, 탁구에서 장애인 국제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단일팀을 꾸리기로 했다.

탁구에서는 남자 탁구 단체전에 남측 박홍규(45ㆍ충북장애인체육회), 이세호(24ㆍ대전장애인체육회)와 북측 김영록(24), 박금진(23)이 나선다. 단일팀 감독은 북측 리철웅 감독이 맡고, 남측 문창주 감독과 박재형 코치가 코치를 한다.

리철웅 감독과 김영록, 박금진은 훈련 시작을 30분 앞두고 경기장에 도착했고 이미 와 있던 문창주 감독, 박재형 코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미 전날 한 차례 만남을 가졌던 남북 선수들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합동 훈련에 돌입했다. 남북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함께 훈련을 하며 얼굴을 익혔다.

문창주 감독은 김영록을 껴안으며 “선수들이 스텝이 좋다고 칭찬하더라. 운동 선수가 발이 빨라야 하는데 발이 정말 빠르고, 센스도 좋다. 스윙도 많이 좋아졌다”고 격려했다. “박금진이 더위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는 않다”고 귀띔한 문 감독은 박금진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얼굴색이 많이 안 좋은데 괜찮느냐”고 물은 뒤 “적응을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몸을 푼 선수들은 어색해 하면서도 진지한 표정으로 탁구공을 주고받았다. 이어 단체전 복식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박홍규와 김영록이 테이블에 나란히 섰다. 둘은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이기도 한 태국 선수들과 즉석 대결을 펼치며 호흡을 점검했다. 두 선수의 나이 차는 무려 21살.

박재형 코치는 김영록과 박홍규를 향해 “서로 이제 말을 편하게 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한 뒤 김영록에게 “형이나 삼촌이라고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박홍규가 “우리 아들과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고 대꾸해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세호와 박금진도 초반에는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공을 주고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작은 실수에 서로 미소를 짓는 등 한층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훈련을 마친 뒤 박홍규는 “2014년 인천 대회 단식 준결승에서 북측 선수와 맞대결을 했는데, 이번에는 단일팀을 하게 됐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내 인생의 한 획이 그어지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록은 단일팀을 이루게 된 소감을 묻자 “경기를 앞두고 있으니 길게는 말 안 하겠다. 단일팀을 했으니 경기를 잘 한 다음에 그 기쁨을 말하겠다”고 말했다. 합동 훈련에 대해서는 “신심이 생겼습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자카르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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