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가 7년간 사용했던 창원 마산구장과 이별을 눈앞에 뒀다.
NC는 7일 마산구장에서 롯데와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다. 2012년 퓨처스리그 참가 때부터 7년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냈던 경기장과 이제 작별하고, 내년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들어선 신축구장에서 새 출발을 한다.
1982년 개장한 마산구장은 NC가 무럭무럭 성장한 추억이 담긴 장소다. 2013년 1군 첫 해 9개 팀 중 7위에 올랐고, 이듬해부터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가을 야구를 했다. 201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쾌거도 일궜다. 꾸준히 성적을 낸 덕분에 과거 롯데의 두 번째 홈 구장이었던 마산구장은 ‘롯데 색’이 완전히 빠졌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두산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은 손시헌은 “두산 시절 롯데와 경기를 마산구장에서 했는데, 그 때 3경기 연속 홈런(2009년 8월4~6일)을 친 기억이 있다”며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마산구장 하면 그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 있다. NC로 온 이유 중엔 그 때 느낀 구장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어 선택한 것도 있다”고 마산구장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이런 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라 많이 아쉽다. 내 아이들이 더 크면 여기서 아빠가 오래 경기를 했다고 소개해주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NC에서 뛴 모창민은 “NC의 첫 홈 개막전이 생각난다. 처음으로 마산구장에서 1군 경기를 하는 날이었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며 개막 엔트리에 든 것도 처음이라 더 크게 다가온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또한 “’마지막’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마산구장을 떠나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교롭게도 마산구장의 마지막 경기 상대는 롯데다. 롯데는 ‘지역 라이벌’로 2013년 NC의 1군 첫 홈 경기 때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팀이라 마지막 홈 경기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더구나 NC는 5일 현재 KT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9위로 치열한 탈꼴찌 싸움 중이다. 6일 넥센, 7일 롯데와의 마지막 주말 홈 2연전을 앞둔 유영준 감독대행은 “우리는 남은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면서 “전력을 쏟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7일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가 허성무 창원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 NC가 한국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창원시에 터 잡고 새로운 홈구장을 짓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창원시와 창원시민에 대한 감사 표시다.
창원시민을 대표해 허성무 창원시장이 시구를 한다. 시타에는 지역 야구원로 김성길(93)님이 맡는다. 김성길님은 2013년 4월2일 NC의 창단 첫 홈경기 시타자였다. NC 선수들은 ‘안녕, 창원 마산야구장’ 기념 패치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경기 이후에는 지금 마산구장을 보내고 새 야구장을 맞는 세리머니가 열린다. 마산구장에 걸린 NC 구단기가 내려지면서 7년간 NC 홈구장으로 역할을 마쳤음을 알린다. 홈 플레이트도 꺼낸다. 새 야구장으로 홈을 옮긴다는 상징적인 의식이다. 시즌 회원과 선수단의 그라운드 하이파이브를 끝으로 창원 마산구장에서의 작별 행사가 막을 내린다. 6일 넥센전이 우천으로 순연되더라도 행사는 7일 진행할 예정이다.
NC 황순현 대표는 “창원과 경남 야구팬이 세대를 넘어 환호와 눈물을 새긴 역사적인 야구장이 이제 새 야구장으로 역할을 넘기게 됐다”면서 “팬 여러분께서 많이 오셔서 지난 시간의 추억을 나눠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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