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러시아 측 고위 관계자가 5일 확인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인 10월 중 김 위원장의 방러가 성사될 경우 북러관계 개선과 대북제재 완화 논의가 이뤄지며 한반도 주변 정세도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초청으로 방한 중인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 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환담에서 “푸틴 대통령 지시를 받아 북한 창건 70주년 기념행사(9ㆍ9절)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을) 실무방문했고, 김 위원장하고도 회담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중국ㆍ러시아와의 양자, 북ㆍ중ㆍ러 3자 협의를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최 부상은 러시아 모스크바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최 부상 방러 기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 협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러시아와 중화권 매체는 북한 고려항공 화물기 3대가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김 위원장 현지 방문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또 이날 KBS 인터뷰에서 “지금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방문 날짜와 장소를 놓고 북러 간에 활발한 교섭이 있다. 연말 전에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아주 가까운 장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입장, 나진ㆍ하산 복합물류 프로젝트 등 북러 경제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의장께서 지난 9ㆍ9절 북한을 방문해 러시아와 남북 간 3각 협력, 특히 철도와 가스, 경제협력 분야에서의 3각 협력 중요성을 언급하신 것을 매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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