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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앞두고... 제재 완화 거론 나선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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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앞두고... 제재 완화 거론 나선 북한

입력
2018.10.04 17:29
수정
2018.10.04 20:3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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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자 노동신문 6면. 노동신문 지면 캡처
10월 4일자 노동신문 6면. 노동신문 지면 캡처

석 달 만에 재개되는 7일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대북 제재의 부당성을 본격 거론하고 나섰다. 제재 해제나 완화가 비핵화 협상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스스로 제 앞길에 장애를 조성하는 자가당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하 논평에서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고 하면서 그에 조급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저들 스스로가 비핵화 실현에 장애를 조성하는 그야말로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조미(북미) 수뇌회담(정상회담)과 공동성명에서 관계 개선을 약속하고도 제재를 계속 가하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앞뒤가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모순적인 행태인가”라고 반문하면서다.

미국이 지난달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등 자리에서 제재 유지 기조를 밝힌 사실을 언급한 뒤 신문은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 반영된 자신들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조치’는 비핵화 실현에 대한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미국이 협상 상대의 선의적인 조치와 화해의 손길에 ‘제재 유지 강화’라는 가시몽둥이를 내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인사불성이고 무례 무도한 처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신문은 “비유하여 말한다면 비핵화는 신뢰 구축을 영양분으로 하여 자라는 조미관계 개선이라는 나무에 달리는 열매”라며 “제재 타령으로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에 그늘을 던지는 미국의 온당치 못한 태도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세인의 일치한 평가”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미국에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북 제재가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었다’는 미국 논리에 맞서 제재에 ‘북미 간 신뢰 구축과 관계 개선을 막아 도리어 협상을 교착시키는 구태(舊態)’라는 프레임을 북한이 씌운 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에서부터다.

그간 미국이 제공할 비핵화 상응조치로 종전(終戰)선언을 부각하고 제재 거론은 자제해 온 북한이 여론전(戰) 수단으로 주민 대상 매체인 노동신문까지 동원한 건 대미 협상뿐 아니라 대내 결속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냐는 해석이 외교가에서는 나온다. 나아가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제재 완화와 관련한 진전을 본 것 아니냐는 추정도 없지 않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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