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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사퇴하라”에 거듭 “사과”… 유은혜 호된 부총리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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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사퇴하라”에 거듭 “사과”… 유은혜 호된 부총리 신고식

입력
2018.10.04 18:03
수정
2018.10.04 2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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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4일 본회의장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2라운드격으로 난타전이 벌어졌다. 여야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는 낯뜨거운 장면까지 등장했다. 야당은 유 부총리를 세워놓고 청문회 때 제기된 위장전입, 총선 출마 여부 등을 집중 공략하며 즉각 사퇴를 종용했고, 여당은 거세게 항의하며 유 부총리를 엄호했다.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의 첫 발언자로 나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위장전입부터 포문을 열었다. 주 의원은 유 부총리를 둘러싼 의혹을 정리한 시각물을 스크린에 띄우며 “누구나 보내고 싶은 학교에 자기 자식을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다른 아동의 입학을 못하게 범법행위를 한 사람이 교육부 장관을 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에 관한 전문성과 차기 총선 출마 여부로 공세를 이어갔다. 주 의원은 “장관이 자신을 부총리로 만들어준 사람에게 보답도 해야하고 총선까지 1년 남짓 남은 시간에 정권 아바타로 장관을 수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청와대 측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어 같은 당 이철규 의원이 유 부총리의 사무실 입찰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장을 방불케 몰아붙이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과 야유가 오가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급기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단쪽으로 나와 사회를 보는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뒤따라 나와 서로 팔을 잡아 끌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은혜(맨 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출석한 4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철규(왼쪽 두 번째) 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에게 피감기관 건물 입주 문제를 새삼 거론한 데 대해 단상 앞으로 나가 항의하는 홍 원내대표를 김 원내대표가 팔을 잡아 끌어내려다가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대근 기자
유은혜(맨 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출석한 4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철규(왼쪽 두 번째) 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에게 피감기관 건물 입주 문제를 새삼 거론한 데 대해 단상 앞으로 나가 항의하는 홍 원내대표를 김 원내대표가 팔을 잡아 끌어내려다가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대근 기자

국회 운영의 캐스팅보터인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에 동조하며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유 부총리가 내년 4월 총선출마 여부를 확실하게 답하지 않고 있는 점을 물고늘어졌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차기 총선출마 여부) 거취에 대해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집행할 수 있느냐”고 유 부총리를 압박했고, 이태규 의원은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의 합법적인 질문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야당이 반대해도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이라는 사고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자세를 낮추면서도 반복된 의혹제기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결기를 보였다. 딸의 위장 전입에 대한 지적에는 “이유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면서 “다만 덕수초등학교는 명문이 아니었고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부족했다”고 반박했다. 피감기관 소유 건물에 사무실을 임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될 바가 없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차기 총선 불출마 질의에 대해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출마한들 당선이 되겠냐”라면서 끝까지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후에도 여야 교섭단체 3당 의원들이 대정부질문 속개 전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유 부총리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유은혜 청문회’가 됐다”며 “인사청문회 당시 거짓 의혹제기로 ‘흠집투성이 유은혜’가 됐다”면서 야권과 일부 언론에 각을 세웠다. 이에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민주당은 정당한 야당의 질문 자체를 막으려 했다”며 “야당의 반대는 국민의 의견이 아니라며 유 부총리 임명을 강행한 청와대의 궤변과 오만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유 부총리를 “의원”이라고 불러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박 의원은 “아직 개인적으로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야당의 공세가 거듭되자 여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며 힘을 보탰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제2의 인사청문회가 된 것과 관련해 “유 부총리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야당의 반발을 보면서 유은혜라는 정치가에 대한 것인지 문재인 정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어느 한 사람을 표적한 것인지 의아하다”고 야당에 역공을 폈다. 이에 유 부총리는 “국민들의 질책과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부총리로서 직은 얼마나 책임있게 추진하는지 정책적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약속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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