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경기 고양시장이 “고양을 남북의 표준을 세우는 시범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2일 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평화협력 시대, 통일을 대비해 남북이 사회 전 분야에 표준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런 구상을 내놨다.
그는 “70년 분단체제에서 남북은 서로 다른 법과 제도 속에 살아왔다”며 “도로의 폭, 아파트 높이, 대기오염 기준 등 수없이 많은 기준들을 일치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가 열리면 남북의 교육, 건축, 교통, 환경, 스포츠 등 사회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표준을 미리 만들어 써 보자는 게 ‘표준도시’의 취지다. 이 시장은 당장 남북 교류가 가능한 스포츠 분야부터 표준을 세워 물꼬를 트자는 제안도 했다.
고양시는 로드맵 수립 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우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표준협회 등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남북 표준 시범도시’ 실행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북공동표준연구센터를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구용역, 세미나 개최, 남북공동 연구 플랫폼 구축 등도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양은 서울과 북한 개성을 오가는 중간 길목이자, 경의선과 자유로 등 교통여건도 뛰어나 남북 학자들이 모여 연구하기에 최적의 입지”라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구상을 밝힌 통일경제특구 유치를 비롯해 사람중심 생활SOC 투자, 지역화폐 ‘고양페이’ 도입, 100만 대도시 특례시 실현 등의 민선7기 10대 역점과제를 발표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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