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은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김시호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경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자율주행 장비를 경차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ㆍ경량화에 성공했다는 점과, 주로 경차를 활용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도입 길이 열렸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크다.
SK텔레콤과 연세대 연구팀이 자율주행 허가를 취득한 차량 모델은 기아차 ‘레이’다. 경차는 유지비가 저렴하고 관리가 편해 차량공유 서비스에 많이 활용된다. SK텔레콤과 연세대 연구팀은 앞으로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객이 집이나 사무실로 차량을 호출하면 차량공유 서비스용 자율주행차가 해당 장소로 이동하는 기술, 자율주차 기술, 더 나아가 자율주행 배송 기술 등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다.
현재 SK텔레콤과 연세대 연구팀이 레이에 구현한 자율주행 시스템에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차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조향 제어 장치’가 접목돼 있다. 기존 대부분의 자율주행차는 차에 달린 인공지능(AI) 카메라가 도로를 영상으로 찍고 휘어진 각도(곡률)를 계산한 후, 이미 시스템에 입력돼 있는 해당 각도에 맞는 값을 찾아 그만큼 핸들을 꺾는 식으로 도로를 달렸다.
하지만 이번 레이는 수학적 계산 없이 영상에 담긴 곡률 자체를 이해하고 조향 장치를 조정한다. 사람이 운전할 때 기하학적 분석을 하지 않는 것처럼, 기계가 스스로 도로, 장애물 정보 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초보 운전자가 운전 경력이 늘수록 운전에 숙달되는 것처럼 레이에 탑재된 시스템도 이전 주행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며 운전 능력이 진화한다.
SK텔레콤과 김시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발족한 산ㆍ학ㆍ연 자율주행 공동 연구 연합체 ‘어라운드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다. 어라운드 얼라이언스는 국내 자율주행 산업 선도 기업, 대학, 연구소가 서로 역량과 인프라를 공유해 국내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설립됐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스스로 학습해 운전 능력을 고도화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성공한 것은 SK텔레콤과 연세대의 산학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며 “자율 주행 기술을 차량 공유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호 연세대 교수는 “5세대(5G) 통신과 AI 기술을 사용한 자율주행차가 초연결, 초지능 융합기술 시대에 공유 경제를 대표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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