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돌아왔다. 배우 원빈과 결혼 후 아들을 출산한 이나영이 선택한 역할은 바로 '엄마'였다. 비극적 상황을 겪는 와중에도 담담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다. 이나영은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단단한 이미지로 이 역할을 소화해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이 열렸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자신의 역할을 소개하면서 "예전에는 감정들을 상상만으로 했다면, 이제는 공감할 수 있는 일부분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본이 워낙 좋았다. 영화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감정이 누적되기 때문에 감독님이 회상 장면을 먼저 찍어주셨다. 감정 표현하기에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나영은 "공백기라면 공백기이지만, 영화 연기를 생각했던 건 계속이었다. 항상 고민했던 것 같다.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자신 있게 관객들과 어떤 이야기로 다시 만나면 좋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 와중에 본의 아니게 (작품을 선택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럴 때 '뷰티풀 데이즈' 같은 대본을 보게 돼서 선뜻 하게 됐다"고 밝혔다.
출산과 육아를 통해 자식에 대한 모성애를 경험한 이나영인 만큼, 많은 대본들 중 이 작품이 끌렸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나영의 실제 삶에 변화가 있지 않았더라면 '뷰티풀 데이즈' 주인공은 이나영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윤재호 감독은 이나영을 캐스팅한 이유로 "전작을 봤을 때 내가 찾던 엄마의 느낌이 있었다. 뭔가 엄마이면서도 젊은 여인인 다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나영이 흔쾌히 출연 결정을 해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워낙 연기를 잘했다. 오랫동안 중국어도 준비해와서 짧은 시간 내에 집중도 잘하더라"고 극찬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여성의 차마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연을 그린 영화다.
윤재호 감독은 단편 '히치하이커'(2016)로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다큐멘터리 '마담B'로 모스크바영화제 취리히영화제에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부산=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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