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 출격을 하루 앞둔 류현진(31ㆍLA 다저스)이 자신에게 1선발을 알려준 건 클레이튼 커쇼(30)라고 소개했다.
류현진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1선발 통보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류현진은 “어제(3일) 훈련을 하러 경기장에 나가 클레이튼 커쇼(30)와 이야기를 했다. 커쇼에게 ‘네가 1선발로 나가냐’고 물었더니 커쇼가 ‘아니, 네가 1차전에 나가고 내가 2차전에 나가’라고 답하더라”면서 “그때부터 1차전을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감을 갖고 1회부터 준비하겠다”며 “초구부터 마운드에 내려올 때까지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시즌 1선발의 경험도 떠올렸다. KBO리그에서였다. 류현진은 “스무살 때,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선 적이 있다”면서도 “미국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다. 약간 긴장되긴 하지만 오히려 힘이 된다. 내일 더 집중해서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였던 2006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선발로 나선 적이 있다.
현지 매체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선발 등판 순서를 바꾼 이유를 “류현진과 커쇼 두 투수에게 각각 5일간의 휴식을 보장하고, 2차전 역시 1차전만큼이나 중요해서”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로버츠 감독의 기대에 화답하기 위해선 좌완투수에게 강한 상대 타선을 봉쇄해야 한다. 류현진은 빅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2013년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애틀랜타의 주전 선수 가운데 지금도 팀에 남아 있는 프레디 프리먼은 좌타자지만 좌완인 류현진을 마음껏 공략했다. 상대 타율 0.625(8타수 5안타), 1타점, 2볼넷이다. 찰리 컬버슨(타율 0.439), 애덤 듀발(타율 0.375)도 류현진에게 강했다. 애틀랜타의 좌완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81로 콜로라도(0.798)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다. 특히 애틀랜타는 디비전 시리즈에 오른 팀들 중 홈런(175개)은 가장 적지만, 2루타는 314개로 내셔널리그 전체 1위다.
한편 이날 열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오클랜드를 7-2로 꺾어 6일부터 지구 라이벌 보스턴과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두 팀이 가을 무대에서 만나는 건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양키스는 3연승 후 4연패의 굴욕을 당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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