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32ㆍ롯데)의 막판 기세가 매섭다. 개인 타이틀 부문 선두권에 오른 것은 물론, 팀 상승세까지 이끌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18안타(2루타 4개 포함)에 홈런이 3개다. 경기당 평균 2개 이상의 안타를 꼬박꼬박 쳐 내고 있다는 뜻이다. 홈런이 30개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최다 안타와 득점 부문에서 선두권에 진입했다.
최다 안타의 경우, 아예 맨 앞에 섰다. 9월 17일까지만 해도 전준우는 156안타로 4위권이었다. 이후 무섭게 추월을 시작하더니 팀 동료 손아섭과 김재환(두산ㆍ이상 176개)까지 제치고 178개로 1위로 올라섰다. 9월 17일 이후 무안타 경기는 9월 23일 삼성전 단 한 경기밖에 없다.
득점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그간 득점 선두였던 멜 로하스(KTㆍ110득점)가 주춤하는 사이, 109득점을 올리며 턱밑까지 쫓아 올라갔다. 박해민(삼성)이 111득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잔여 경기가 삼성 3경기, KT 6경기, 롯데는 무려 10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득점왕 경쟁은 ‘전준우 vs 로하스’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전준우는 타율도 0.343으로 공동 6위다.
전준우가 질주하는 동안 팀 성적도 크게 올랐다. 롯데는 9월 17일까지 8연패로 8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9월 18일 LG전 승리를 시작으로 3일 한화전까지 14경기에서 10승 4패 승률 71.4%를 달렸다.
경기 내용도 달라졌다. 특히 지난 2일 SK전에서 초반 1-5 열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추격, 연장 10회 8-6으로 역전승한 것은 최근 롯데 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경기였다. 3일 한화전에서는 비록 6-7로 패했지만, 경기 막판까지 끈질기게 추격하는 뒷심을 보여주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롯데의 가을야구는 아직 진행형이다. 5위 KIA와 2게임반차다. 잔여 경기가 많이 남은 상태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이기에 더욱 희망이 있다. 오는 9일과 11~13일로 예정된 롯데-KIA의 4경기는 그야말로 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기에서 전준우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가을야구는 물론, 개인 타이틀과 골든 글러브까지 3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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