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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험설계사 믿을 수 있나?”… 내년 7월부터 인터넷으로 이력ㆍ평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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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험설계사 믿을 수 있나?”… 내년 7월부터 인터넷으로 이력ㆍ평판 공개

입력
2018.10.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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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씨는 세 달 전 지인에게서 소개 받은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다가 최근 급하게 상품을 해지했다. 노후 연금용으로 괜찮다는 말에 가입한 상품이 알고 보니 저축성 연금보험이 아니라 연금전환 기능이 있는 종신보험이란 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가입자 사망 시 유가족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상품이라 김씨가 애초 생각했던 연금상품과는 전혀 다르다. 김씨는 “지인이 소개해 준 설계사라 믿었는데 정작 상품 수수료가 가장 높은 상품을 추전했다”며 “설계사가 되레 걸림돌 같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지만 정작 소비자로선 본인에게 보험을 권하는 설계사의 신뢰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때문에 김씨처럼 설계사를 믿고 보험에 가입했다가 실망하고 해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2년 내 보험을 깨는 이들이 10명 중 3명 꼴에 달할 만큼 높다. 그만큼 설계사들이 소비자의 사정은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리한 상품을 권유했단 증거다.

금융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7월부터 보험설계사의 신뢰도를 인터넷으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4일 밝혔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높여 업계의 자정 노력을 유도하겠단 취지다.

당국은 보험업 감독규정을 고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e- 클린보험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보험소비자가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설계사의 정상모집 여부를 비롯해 제재이력, 불완전판매율과 같은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정보를 공시하지도 않고, 기껏해야 보험회사별 불완전판매율만 공시돼 소비자로선 어떤 설계사가 믿을 만한 설계사인지 판단할 수 있는 통로가 전혀 없다. 설계사 정보는 2단계를 거쳐 공개된다. 우선 설계사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성명, 소속사, 제재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불완전판매율, 보험계약유지율과 같은 2단계 정보는 설계사 본인의 동의를 거치면 확인할 수 있는데, 설계사로선 정보 동의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 많은 설계사란 의심을 받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적극 해당 정보를 공유할 유인이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2020년부턴 보험설계사는 청약단계 때 보험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본인의 불완전판매율과 같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로선 가입 마지막 단계 때 설계사가 믿을 만한 설계사인지 한 번 더 따져보고 가입을 결정하란 취지에서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앞으로 신뢰도가 높은 보험설계사만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게 돼 신뢰도가 낮은 설계사는 주변 평판을 의식해 불완전판매율을 관리할 동기가 생긴다”며 “보험시장이 훨씬 투명해질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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