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수원 삼성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첫 판 대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3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경기시작 10분 만에 두 골을 얻어내 결승행 전망을 밝혔지만, 전반 21분 자책골을 내준 뒤 경기종료 10분 전부터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출발은 좋았다. 수원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2골을 먼저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했다. 전반 2분 염기훈(33)의 오른쪽 코너킥이 문전 혼전으로 이어졌고, 공은 가시마 우치다 아쓰토(30)의 몸을 맞고 골 라인을 넘었다. 가시마의 한국인 골키퍼 권순태(34)가 급히 막았으나 주심은 공이 골 라인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6분 뒤엔 수원의 공격수 데얀(37)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뒤 직접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돌파해 각 없는 위치에서 절묘한 오른발 슛을 성공했다. 데얀은 AFC 챔피언스리그 통산 35골을 기록해 이동국(39ㆍ전북)이 가진 역대 최다 골(36골) 기록에 1골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수원은 이후 3골을 내리 내주며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전반 21분 장호익(25)의 자책골로 추격을 허용한 수원은 경기종료 10분 전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39분 가시마의 세르징요(23)가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 종료 직전인 추가시간 4분엔 경기 초반 자책골을 넣은 우치다가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밀어 넣어 승부를 갈랐다.
이날 경기에서 가시마의 한국인 골키퍼 권순태가 경기 도중 수원 공격수 임상협을 머리로 가격하는 장면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원의 공격 기회에서 임상협과 살짝 충돌했으나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심판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로 임상협을 들이받았다. 상대에 고의로 해를 끼치려는 행위로 엄연한 퇴장상황이었으나 주심은 권순태에 퇴장이 아닌 경고를 줬다. 2006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권순태는 재작년까지 전북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 가시마로 이적했다. 수원은 24일 오후 7시 가시마를 홈으로 불러들여 역전을 노린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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