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10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의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8년 전국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만5,719명 가운데 10.7%인 4,874명은 최근 1년 동안 자살 생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자살 생각의 횟수에선 1회가 8.3%(3,80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2회는 1.7%(780명)와 3∼4회는 0.4%(169명), 5회 이상은 0.3%(118명)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극심한 외상 사건 경험은 평균 7.7회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응답자의 15.2%(6,949명)는 1년간 15회 이상을, 19.4%(8,869명)는 매월 1회 이상씩 외상 사건을 각각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경우 4.4%(2,019명)에 달해, 일반인의 유병률인 0.6%에 비해 7배 이상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보직별로는 재난현장대응(상황실·화재조사·구급·화재진압 등) 대원들이 상대적으로 유병률이 높았다.
소방공무원들의 스트레스 유형도 다양했다. 알코올 장애가 28.3%(1만2,959명)로 가장 높았고 수면장애 23.1%(1만581명)와 우울증 4.9%(2,237명) 등이 뒤를 따랐다
감정노동 관리필요군의 비율 또한 높았다. 원인별로는 ‘민원응대 과부하’로 인한 관리필요군이 전체의 45.5%인 20,822명에 달했다.
권 의원은 “국민 안전을 위해 늘 격무로 고생하는 재난현장대응 대원들이 일상에서도 고통받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정부가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에 대한 내년도 예산을 감액했지만,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예산 확보와 근로 여건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