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한나래(26ㆍ인천시청)와 짝을 이뤄 대만의 셰쑤웨이(32)-셰수잉(25)조를 꺾고 복식 우승을 차지한 최지희(23ㆍNH농협은행)는 하나의 꿈이 완성된 이 순간, 더 큰 꿈을 새로 꾸기 시작했다. 이 대회 우승을 세계랭킹 100위권 진입의 발판으로 삼기로 마음먹은 것. 경기 후 우승자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세계 그랜드슬램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랭킹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이 대회 우승으로 두 선수는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나래는 복식 205위에서 79계단 상승한 126위가 됐고, 313위던 최지희는 무려 144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전까진 무리한 도전으로 보였던 그랜드슬램 출전도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통상 복식랭킹 100위권 또는 랭킹포인트 800점이 그랜드슬램 출전 가능권으로 여겨지는 점을 비춰봤을 때, 최근 상승세만 유지한다면 그리 먼 목표만은 아니다.
이들 소속팀도 모처럼 맞은 여자테니스의 봄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최지희 소속팀인 NH농협은행 테니스단을 이끄는 박용국(53) 단장은 “최지희 선수의 내년 초 그랜드슬램 출전을 위해 NH농협은행이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144위에 랭킹포인트 491점의 랭킹포인트를 얻고 있는 최지희가 올해 말까지 차근히 포인트를 쌓아 간다면 이르면 내년 1월 열리는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본선 무대도 밟을 수 있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구단 측은 “호주오픈 신청 마감일인 12월 21일까지 남은 2달여 동안 7,8차례의 국제대회 출전을 지원해 선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랭킹과 포인트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상금 5만 달러급 대회 우승 시 80점(준우승 48점), 2만5,000달러급 대회 우승 시 50점(준우승시 30점)의 포인트가 쌓여 산술적으론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계획이란 게 구단 설명이다.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은 200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조윤정-전미라 조 이후 14년 만의 우승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앞으로도 국내 생활체육 저변을 늘리고 NH농협은행도 보다 활력 있고 세련된 이미지로 변화할 수 있도록 스포츠단 지원과 다각적인 스포츠마케팅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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