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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사상최악 대치, 하마터면 해군 충돌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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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사상최악 대치, 하마터면 해군 충돌할 뻔

입력
2018.10.02 18:11
수정
2018.10.02 23:3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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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 조지아주 서배너항에서 항구노동자들이 컨테이너를 선박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서배너=AP 연합뉴스
지난달 미 조지아주 서배너항에서 항구노동자들이 컨테이너를 선박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서배너=A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야에 이어 군사ㆍ안보 분야에서도 퇴로 없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양국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된 양상이다.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조우한 양국 해군은 충돌 직전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다. 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항행의 자유’ 작전 수행차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ㆍ 南沙)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ㆍ南薰礁) 주변을 항해하던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에서 45야드(약 41m) 떨어진 지점까지 중국의 뤼양(旅洋)급 구축함이 근접했다. 디케이터함은 이에 따라 회피기동을 해야 했다고 미 태평양함대 측이 밝혔다.

양국은 이 사태를 놓고 날 선 비난전을 벌였다.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비행ㆍ항해하고 작전할 것”이라는 미 태평양함대 발표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위반했으며, 우리는 국가 주권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10월부터 남중국해의 중국군사기지화를 저지하려 남중국해 내 인공섬 12해리(약 22㎞) 안에 미 해군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시로 벌여왔지만, 이번처럼 충돌 직전까지 간 경우는 없었다.

남중국해 대치를 비롯해 최근 두 나라의 군사ㆍ안보 분야 충돌은 아슬아슬하다. 중국이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치러진 러시아의 ‘동방-2018’ 군사훈련에 참가하자 미국은 러시아산 전투기와 미사일 구매를 빌미로 중국군 무기구매 부서와 책임자를 제재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를 부르는 등 항의했지만 미 국무부는 F-16, F-5 전투기 등 군용기에서 사용될 부품 3억3,000만달러 어치의 대만 판매를 승인하는 것으로 반격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이 중국의 레드라인을 짓밟았다”며 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문제인 난사군도ㆍ대만문제를 미국이 건드리자 중국은 해군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이달 중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외교안보대화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중계획도 취소됐다.

이런 가운데 양국 간 무역전쟁도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부상을 억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무역압박 수준을 더욱 끌어 올릴 태세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고, 멕시코-캐나다와도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하는 등 중국 이외 무역상대국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전열을 정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백악관이 캐나다, 멕시코와의 무역협상을 끝내면서 중국과 대규모 무역전쟁을 치를 실탄을 마련했다”면서 “미국은 곧 일본과 유럽연합(EU)과도 무역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결국 이들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적 우정이 변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뉴욕 기자회견에서 “그는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그가 나를 존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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