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기업 업황 BSI 16년 3월 이래 최저
우리나라 수출이 연간 6,000억달러 돌파란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반면 내수는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전체 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하는 지표로, 지수값이 기준값(100)보다 낮을수록 비관적 응답이 낙관적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업황 BSI는 5월 81을 기록한 뒤 6월(80) 7월(75) 8월(74) 내리 하락하다 소폭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체감 경기는 차이가 났다. 수출기업(82)은 2포인트 오른 반면 내수기업(67)은 2포인트 하락하며 2016년 3월(66) 이래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사이 두 지수 간 격차도 5월 2포인트(수출 79, 내수 77)로 좁혀졌다가 6월부터 점점 더 벌어지더니 지난달에 15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만큼 수출에 비해 내수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전달 보다 BSI가 15포인트 하락한 가죽ㆍ가방ㆍ신발(67→52) 분야를 비롯, 전기장비(77→69), 1차 금속(64→58), 건설업(76→72), 숙박업(80→74) 등에서 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인력난ㆍ인건비상승(12.6%)이나 불확실한 경제상황(12.3%) 보다 내수부진(23.6%)을 꼽았다. 비제조업체들도 내수부진(17.6%)을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들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6포인트 상승한 95.9였지만,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한 94.9였다. 이는 2016년 12월(94.9)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10월 전 산업 업황전망 BSI도 전달과 마찬가지로 77을 나타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줬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도 반도체 외엔 그 동안 경기를 견인해온 주력 산업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여파가 내수로 밀려 오고 있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내수 부진이 진행되고 있어 경기가 쉽사리 호전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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