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급락하고 있다. 강남의 전세가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50%에도 못 미쳤다.
2일 KB국민은행의 9월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로, 전월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4년 1월 62.1%를 기록한 이후 5년여만에 최저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강남 지역의 전세가율이 가장 많이 움직였다. 지리적으로 한강 이남을 뜻하는 강남 11개 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 2013년 11월(59.2%)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벽이 무너졌다.
특히 전국 집값 상승의 진앙지로 파악되는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8.9%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이 서울시 각 구별 전세가율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같은 기간 전세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거나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경우 나타난다”며 “최근 현상은 전셋값은 비교적 안정돼 있는데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북 14개 구의 전세가율도 지난 8월 68.6%에서 지난 달 65.8%로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 강남과 용산ㆍ여의도 등 도심 지역이 견인한 집값 상승세를 이른바 강북의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이 이어받은 모양새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강북의 전세가율은 2016년 8월 78.2%까지 치솟아 이른바 ‘갭투자의 성지’가 됐지만 최근엔 강남과의 ‘가격 격차 메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부산은 최근 매매가 하락으로 인해 전세가율이 8월 68.5%에서 9월 68.6%로 상승했다. 경북도 77.8%에서 77.9%로, 제주도 62.8%에서 62.9%로 각각 올랐다. 경기 등 서울 외 수도권은 지난 8월 74.9%에서 9월 74.0%로 떨어졌고, 인천도 75.8%에서 75.7%로 하락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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