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경북도지사님 환영합니다.” “이철우 대구시장님 어서오십시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일 하루 상생을 다짐하며 서로 자리를 바꿨다. 이날 오후 2시 권 시장은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으로, 이 지사는 대구시청으로 출근해 1일 교환근무를 한 것이다.
이 지사는 ‘1일 대구광역시장 이철우’란 명패가 놓인 대구시장 책상에서 대구경북 ‘상생협력 공동추진 계획서’에 결재하는 것으로 시장 업무에 돌입했다.
먼저 대구시 간부공무원과 상견례를 한 그는 대구시의회를 방문해 배지숙 의장과 장상수 김혜정 부의장 등 확대의장단과 환담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이 가장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제대로 된 ‘공항’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방부에 통합신공항 부지를 빨리 선정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또 “경북도가 추진 중인 문화관광공사에 대구시도 동참해 운영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에 대해서는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에 무게를 뒀다. 이 지사는 “우선 낙동강에 폐수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과는 거리를 뒀다.
권 시장도 환한 표정으로 경북도청에 들어선 후 방문록에 ‘대구경북의 상생협력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에 우뚝 서자’는 글을 남기는 것으로 1일 경북도지사 업무를 시작했다.
도지사실에서 ‘상생협력 공동 추진계획서’에 결재한 그는 경북도 간부공무원들에게 “시도지사가 분기에 하루 교환근무하는 게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 시장은 ”경북이 추진하는 경북관광공사 기능확대에 대구의 참여를 요청받았다”며 “법적인 걸림돌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법제도 범위 안에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와 경북도 상생협력의 현장인 팔공산 둘레길에서 만났다. 이들은 경북 칠곡군 진남문에서 가산산성까지 300m 거리를 같이 걸으며 둘레길 조성사업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이들 단체장과 시도 간부공무원들은 이날 저녁 팔공산의 한 호텔에서 상생협력 토론회를 갖고 ‘팔공산 국립공원 추진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교환근무를 마감했다.
이날 교환근무는 두 단체장이 지난 8월13일 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에서 ‘시장ᆞ도지사 분기별 1회 교환근무’를 합의하면서 첫 성사됐다. 당시 권 시장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분기별로 교환근무를 하면서 상호 이해와 신뢰의 폭을 넓히자”고 제안했고 이 지사가 “공무원이 해결할 수 없는 업무를 단체장이 정치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동의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06년 경제통합추진위원회, 2009년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를 운영해오다 2013년 정부의 지역발전정책 전환에 따라 위원회가 해체됐으나 2014년 11월 이를 대체할 한뿌리상생위원회를 탄생시켰다.
권 시장은 “대구경북은 오랜 세월동안 동고동락한 운명공동체로 날로 심해지는 수도권 집중화에 같이 맞서야 한다”고 말했고 이 지사는 “대구경북이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선도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안동=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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