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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변호사...” 만취 10대, 70대 경비원 무차별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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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변호사...” 만취 10대, 70대 경비원 무차별 폭행

입력
2018.10.02 16:49
수정
2018.10.02 18:5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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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폭행 피해 사진과 사건 내용. 연합뉴스=페이스북 캡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폭행 피해 사진과 사건 내용. 연합뉴스=페이스북 캡쳐

지난달 28일 새벽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상가건물. 이 건물의 경비원인 A(79)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혼자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술에 취한 10대 2명이 건물로 들어오려고 해 ‘나가달라’고 제지했다가 언쟁이 벌어졌다. 시비가 커지면서 건물 앞 인도로 자리를 옮겼고, 이곳에서 A씨는 얼굴 등을 마구 맞았다. A씨는 “10대 2명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고 했더니 폭행이 시작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전날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한 신모(18ㆍ무직) 군과 최모(18ㆍ무직) 군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A씨를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4차례 때려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이 사건은 A씨의 가족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폭행당한 A씨의 얼굴 사진과 사건 내용 등을 올리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일파만파로 커졌다.

A씨는 특히 “(가해자) 한 명이 ‘우리 아빠가 변호사인데 너 죽여 버려 줘?’라고 하며 얼굴을 때리고 눈을 손으로 팠다. 할아버지는 변호사란 말을 듣고 가족에게 피해가 생기게 될까 봐 말도 못 하고 무참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을 공분케 했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에 입건된 최군은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최군은 “폭행하는 친구를 말렸을 뿐, 할아버지를 붙잡은 적은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아버지가 변호사’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최군은 다만 “싸움을 말리면서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투로 이야기를 한 기억은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온라인상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가해자의 부모가 변호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신군은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친구 말을 들어보면 내가 폭행을 한 것 같다”라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2명에 대한 조사 후 사건 당시 건물 밖에 있던 일행 2명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해당 발언이 있었던지와 폭행 가담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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