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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유엔총회서 광폭 외교… 북한 리용호 평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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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유엔총회서 광폭 외교… 북한 리용호 평양행

입력
2018.10.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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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오른쪽에서 두번째) 북한 외무상이 미국 뉴욕 방문 마지막 날인 1일(현지시간) 숙소인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나와 인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리용호(오른쪽에서 두번째) 북한 외무상이 미국 뉴욕 방문 마지막 날인 1일(현지시간) 숙소인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나와 인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일본을 비롯, 우호국 외교수장을 두루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던 지난해와 달리, 북미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에서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하고 외교 관계 정상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다만 북미ㆍ북일 관계에 대한 주민들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북한 대내용 매체는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행보를 보도하며 미국ㆍ일본과의 회동 사실을 생략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달 25일 뉴욕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6박 7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미국 측 경호를 받으며 숙소를 빠져 나온 리 외무상은 계류장에서 곧바로 비행기에 오르는 등 도착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특급 의전을 받았다.

핵ㆍ미사일 프로그램 강행으로 사실상 고립 상태였던 지난해와 180도 달랐던 리 외무상의 활약은 올해 초를 기점으로 확대된 북한의 외교 공간을 상징한다. 북한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동은 끝내 불발됐으나, 리 외무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시작으로 중국ㆍ러시아ㆍ일본 외교수장을 모두 만났다.

스위스,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베네수엘라,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쿠바, 부룬디, 노르웨이, 브라질 등의 외교수장과도 회동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헨리에타 포어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과도 면담을 갖고, 아프리카 국가들 대표부가 모여있는 ‘우간다 하우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기조연설에서도 북미 협상에서 북한이 취한 ‘선의의 조치’를 한껏 부각함으로써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하는데도 주력했다. 1년 전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전꾼’, ‘악(惡)통령’, ‘정신이상자’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것과 달리,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며 북한의 입장을 조목조목 밝힘으로써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은 2일 유엔총회에서 리 외무상의 행보를 보도하면서 미국과 일본과의 회동 사실만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미국ㆍ일본과의 관계 개선 시도를 북한 주민들이 수용하지 못하거나 또는 반발심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협상이 진행 중이기는 하나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북미 외교수장 회동을 알려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ㆍ북일 외교장관의 회동 사실은 각각 폼페이오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통해 공개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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