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정원박람회 오늘 개막
서울 여의도공원에 자리한 길이 10m ‘초록색 터널’로 들어서자, 회색 빛 도시와는 전혀 다른 정원이 펼쳐진다. 관객이 잠시 숲 속에 들어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프랑스의 유명 조경가 아모리 갈롱의 정원 ‘그린버블’이다. 성인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둥근 터널 모양 정원으로, 화분에 심은 다양한 식물을 공중에 매단, ‘행잉가든’ 방식으로 조성했다. 아모리 갈롱은 “그린버블은 삭막한 도시의 분위기와 나빠지는 대기 환경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녹색이 주는 건강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 여의도공원에 95개소의 소규모 정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018 서울정원박람회’가 3~9일 7일간 서울 여의도공원서 열린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정원 81개소와 지난해 조성된 정원 14개소가 시민들을 맞이한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서울정원박람회의 이번 주제는 ‘서울피크닉’. 바쁜 일상에 쫓기는 시민들이 정원을 보며 잠깐이라도 쉬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지난해 반응이 좋아, 올해는 박람회 기간을 이틀 더 연장했다. 지난해 박람회엔 5일간 총 68만명이 방문했다.
이번 박람회엔 국내 유명 주택 정원 조경가인 김용택 작가의 작품 ‘꽃밭∙텃밭’도 공개된다. 김 작가는 사람들이 정원에서 꽃을 기르고 채소를 재배하며 일상 생활에서 여유를 느끼는 것이 곧 ‘피크닉’이라는 생각에 배추, 치커리 등 채소를 심은 원형 정원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서울정원박람회가 배출한 정원 작가가 자치구와 함께 만든 자치구 정원 25개소, 국내 대표 수목원인 국립수목원과 제이드가든이 참여한 정원 2개소, 정원∙조경 기업에서 조성한 특화 정원 7개소, 학생과 일반인이 만든 ‘포미(For Me)터’ 가든 20개소 등 특색 있는 정원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이중 정원 작가들이 만든 2개소 ‘계절환승센터:일상과 일탈사이’ ‘깊은 자연이 머무는곳, 서울꽃자리’는 여의도공원이 아닌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 앞에 조성돼,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거리를 걷는 시민들이 정원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보는 정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아이들을 위한 식물 활용 만들기 체험과 곤충 관찰 프로그램, 전문 강사와 함께 ‘손바닥 정원’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최윤종 시 푸른도시국장은 “전문 작가와 시민들이 만든 소중한 정원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여의도공원에 존치되거나 각 자치구와 시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 ‘숲과 정원의 도시, 서울’을 이루는데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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