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자유계약선수(FA) 제도 변경안을 거부하면서 향후 협상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반응은 “배부른 자들의 기득권 싸움“이라는 비난 일색이다. 자생력 없는 KBO리그에서 모기업들이 야구단 지원을 끊어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일침도 나온다. 선수협은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KBO의 FA 상한액(4년 총액 80억원) 제안에 공정거래법 위반 등을 운운하며 날을 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로 불리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때로 파업까지 불사하지만 그들의 협상 1순위는 저연봉 선수들의 처우 개선이다. 지난 2016년 12월 노사협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최저 연봉은 2016년 50만7,500달러에서 2017년 53만5,000달러, 2018년 54만5,000달러, 2019년 55만5,000달러로 올라간다. 마이너리그 최저연봉도 매년 상승한다.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은 미국 개인소득세율에서도 최고 구간의 세금을 납입해야 하는 정도의 고소득이며, 마이너리그 최저연봉도 25%의 세금을 내는 구간에 속할 정도로 고른 복지를 자랑한다. 반면 KBO리그 고액 연봉 선수와 저액 연봉 선수의 소득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선수 최저연봉은 600만원이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143만원)의 약 4배였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연봉은 2,700만원으로 1인당 국민소득(3,364만원)보다 적은 수치다.
이 같은 양극화 문제가 KBO와 선수협이 머리를 맞댈 최우선 숙제지만 뒷전으로 밀렸다. 선수협은 뒤늦게 환경미화원과의 부적절한 비교를 통해 최저연봉 4,000만원을 언급하면서도 “희망 사항으로 KBO에 역제안 하거나 반드시 받아야 하는 금액은 아니다”라고 말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KBO 또한 지금껏 고액 FA들의 몸값을 스스로 키운 구단들의 이기주의를 방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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