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진행된 블라인드 막걸리 테스트에 대해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맞힐 확률이 매우 낮다”며 공개 비판했다.
황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달 12일 방영된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을 캡처해 올렸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기업인 백종원씨가 대전 청년구단 막걸리 가게 사장을 상대로 막걸리 퀴즈를 냈던 장면이다. 전국 유명 막걸리를 한데 모아둔 뒤 어느 곳의 막걸리인지 맛보고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장면을 두고 황씨는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고 썼다. 황씨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진행한 막걸리 테스트가 비상식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 테스트에서 막걸리 가게 사장은 12개의 막걸리 중 2개의 막걸리만 이름을 맞혔다. 황씨는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도 문제 삼았다.
백종원씨에 대한 황씨의 공개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황씨는 지난 2016년에도 백씨의 조리법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했었다.
당시 백씨는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조리법을 소개했었다. 이에 대해 황씨는 “백종원씨는 외식사업가다. 단맛의 음식으로 손님을 만족시키는 것이 그의 사업 요령”이라며 “단 방송에서 단맛의 조리법을 일상의 조리법으로 소개하면 곤란한데, 단맛으로 맛을 낸 음식에 입맛을 들이고 나면 단맛 없이 제대로 조리한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2015년에도 황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백씨의 요리에 대해 “적당한 단맛과 적당한 짠맛, 이 두 개의 밸런스만 맞으면 인간은 맛있다고 착각한다. 먹을만한 수준의 음식을 백씨가 신나게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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