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와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이 아닌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돼 정계개편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국당이 새롭게 당협위원장을 개편한다고 해서 꼭 한국당의 미래가 보수정당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든 정당이고 탄핵 대상으로 아직 새로운 보수정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인정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야권 재편 가능성은 인정하면서 “중도개혁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대한민국 정치의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 지형을 바꾸는데 바른미래당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달 전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당의 화학적 결합에 대한 중간 평가도 내놨다. 그는 “쉽지가 않다. 이념적 성향이 다르고 출신이 다른 양당의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사무처 당직자가 하나가 됐으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개별적으로는 바른미래당이 살아야하고 중도개혁으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많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데 대해선 “8일 의총을 통해 집중 토론할 것”이라 했다. 또 “남북국회회담은 국회에서 하는 것인 만큼 응할 것”이라면서도 “10ㆍ4 공동선언 행사는 노무현재단 행사인 만큼 당 차원의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지역위원장 공모의 인재난 우려에 대해서는 “한 명이라도 좋으니 확실하게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지구당위원장을 채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손 대표는 “당세가 약하다고 해서 당원도 없이 중앙당하고만 잘 지내며 지구당위원장을 유지하는 사고방식은 없어져야 한다”며 “흔히 얘기하는 ‘핸드폰 위원장’은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전날 치러진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언급하며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행사를 조촐하게, 또 국민들과 함께 젊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다는 문재인 정부의 뜻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왜 이렇게 건군 70주년 행사를 조촐하게 해야 하나. 왜 연예 프로그램같이 돼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화가 지금 다 온 것인 양, 우리에게는 마치 군대가 필요 없는 양, 전투태세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를 안 해도 되는 양하는 것은 너무 조급한 생각”이라며 “국군의 날 행사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힘이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고, 국군장병 자신들에게 ‘우리가 이런 능력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불러주는 행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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