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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6개월째 감소, IMF 이후 ‘최장’... 소비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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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6개월째 감소, IMF 이후 ‘최장’... 소비도 제자리

입력
2018.10.02 08:29
수정
2018.10.02 19: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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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투자가 6개월째 감소했다. 1997년 9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0여년만에 처음이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지수도 5개월째 위축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설비투자는 1.4% 감소(전월대비)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전월 대비 4.6% 늘었지만 반도체 설비 등 기계류에서 3.8% 줄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는 3월 -7.6%, 4월 -2.5%, 5월 -2.8%, 6월 -7.1%, 7월 -17.0%를 기록한 데 이어 6개월 연속 감소다. 외환위기 전후인 1997년 9월∼1998년 6월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긴 감소세다. 그만큼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없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기업의 설비증설이 마무리가 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기성(실제 시공실적)도 1.3% 줄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주택, 공장ㆍ창고 등 건축에서 38.0%, 도로ㆍ교량, 기계설치 등 토목에서 13.1% 줄어 1년 전보다 32.1%나 감소했다.

반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5%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산업생산지수는 4월(1.4%) 5월(0.2%) 2개월 연속 증가하다 6월 0.7% 감소한 뒤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광공업생산은 특히 자동차에서 21.8%나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2013년 8월(24.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북미와 중동 수출 상황이 개선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 과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리 수출을 하기 위해 생산을 늘린 영향도 있었다”며 “중동의 경우 여성에게도 운전이 허용되면서 일부 마케팅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자동차 생산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75.7%로 뛰었다.

서비스업생산은 교육(-1.6%) 등에서 감소했지만 보건ㆍ사회복지(5.7%), 정보통신(1.5%) 등이 늘어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보건ㆍ사회복지의 경우 건강보험 보장범위 확대 등으로 병ㆍ의원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소매판매는 신발ㆍ가방 등 준내구재(-1.8%)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3%) 등에서 판매가 감소했지만, 통신기기ㆍ컴퓨터 등 내구재(2.5%) 판매가 늘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준내구재의 경우 기록적인 더위로 인한 야외활동이 위축되면서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통신기기는 신제품 출시로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현재 경기 흐름과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8.9)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4)는 전월 대비 각각 0.2포인트와 0.4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09년 8월(98.8) 이후 최저치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 내렸다. 하락폭은 2016년 4월(0.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 침체로 본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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