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커다란 미스터리 중 하나가 계속되고 있다.(One of golf’s great mysteries continues)’.
영국 ESPN은 1일(한국시간) 유럽과 미국의 남자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결과를 전하면서 ‘타이거 우즈(43ㆍ미국)의 라이더 컵 기록은 왜 그리 형편 없는지’를 면밀히 분석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1개월 만의 우승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한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라이더컵 징크스’ 해소에 도전했지만 또 유럽에 패하면서다.
실제 미국은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좀처럼 기운을 못 차리고 유럽에 번번이 우승컵을 내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드프랑스 르 골프 나시오날 알바트로스(파71ㆍ7,183야드)에서 이날 끝난 제43회 라이더컵 최종라운드 싱글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우즈는 욘 람(24ㆍ스페인)에 2홀 차로 졌다. 저스틴 토마슨(25), 웹 심슨(33), 패트릭 리드(28), 토니 피나우(29)만이 승리를 거두고 7명이 패한 미국은 최종합계 10.5-17.5로 졌다.
특히 우즈의 이번 대회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된 포볼과 포섬 경기 3패에 이어 4전 전패로 이번 대회를 끝냈다. 통산 전적에서는 미국이 26승2무14패로 앞서지만, 우즈가 출전한 총 8차례 대회 가운데 1999년 대회를 제외한 7차례 대회 우승컵을 유럽에 내줬다. 역대 라이더컵 개인 전적도 13승3무21패가 됐다. 최근 8차례 매치에선 1무 7패로 한 차례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우즈 출전은 패배’란 라이더컵 공식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논리는 우즈의 존재가 팀워크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다. ESPN은 “우즈는 파트너와 경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팀 이벤트에선 끔찍한 선수”라고 짚었다. 라이더컵 같은 팀 대결에선 개인의 능력만큼 팀 플레이가 중요한데, 우즈의 존재가 팀원들을 위축시키고 우즈 본인 또한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대회에선 패트릭 리드가 뒤늦게 조편성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등 팀 내 잡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누적된 피로가 더 큰 이유였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ESPN은 “우즈가 기자회견에서 우즈는 곧장 잠들 것처럼 피곤한 모습이었다”고 전하며 9주 동안 7개의 큰 대회에 나서며 쌓인 피로를 이번 대회 부진의 이유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대회를 마친 우즈 역시 “유럽에 4점이나 내준 내가 이번 대회 패인(敗因) 가운데 하나”라고 자책하면서도 “짧은 기간 너무 많은 대회를 치렀다”며 체력적인 부담을 토로했다. 그는 “첫 경기 초반까지는 흐름이 나쁘지 않았으나 이후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로 2017-2018시즌을 완전히 끝낸 우즈는 당분간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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