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수익, 증권사 수수료 수익 증가한 덕
상반기 금융지주회사들이 7조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주 소속회사인 은행과 증권사가 실적 잔치를 벌인 덕을 톡톡히 봤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9개 금융지주회사는 총 7조7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6조4,165억원) 보다 10.2%(6,566억원) 급증한 수치다. 국내 금융지주사엔 은행이 중심인 신한, 하나, KB, 농협, BNK, DGB, JB금융지주 7곳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보험사인 메리츠화재를 소속회사로 두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있다.
금융지주사 순익이 급증한 건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사가 선방한 덕이 크다. 은행들은 이자수익 급증으로 상반기 5조1,79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4,425억원)보다 16.5% 급증한 수치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회사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1조818억원에서 1조3,079억원으로 2,261억원(20.9%) 급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박스권(주가가 일정한 범위에서 움직이는 현상)을 맴돌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승장 재현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반복하면서 되레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이 배 가까이 급증한 덕이다. 반면 보험(5,674억원→4,955억원)과 비은행(1조2,521억원→9,643억원)쪽에선 순이익이 줄었다.
금융지주사 순익이 늘긴 했지만 은행과 증권사 의존도는 더 커졌다. 상반기 금융지주사의 은행 자회사에 대한 의존도는 65.2%로 1년 전보다 4.7%포인트 커졌고, 금융투자 자회사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14.7%에서 16.5%로 증가했다. 지주사들이 은행의 이자장사와 증권사 수수료 장사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단 얘기다.
6월 말 현재 금융지주사가 거느리고 있는 소속회사 수는 총 200개, 점포 수는 7,156개다. 소속회사 수와 점포 수는 전년말보다 각각 1개와 8개 늘었다. 임직원 수는 11만5,063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30명(0.2%) 늘었다. 이들 지주사는 하반기 2,749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보다 1,169명(45.6%)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상반기 금융지주의 경영실적은 성장성, 수익성 등 각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은행 자회사의 순이자마진 개선, 금융투자 자회사의 수수료 수익 증가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안요인과 국내 실물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감안해 무분별한 외형 경쟁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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