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에 모티브가 된 실제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영화 배급사 쇼박스를 상대로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 ‘암수살인’은 예정대로 3일 개봉할 수 있게 됐다.
피해자 유족을 대리한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영화 제작사가 9월 30일 유족을 직접 찾아와 제작 과정에서 충분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에 사과를 했고 유족은 늦었지만 제작진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상영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고 1일 밝혔다.
피해자 유족 측은 “다른 유족들이 영화 상영을 원하고 있고 본 영화가 암수살인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제작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 사과한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며 “부디 다른 암수범죄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처분 소송을 조건 없이 취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암수살인’은 신고도 없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인지돼도 용의자 신원 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암수범죄를 소재로 다룬 영화다. 2012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뤘던 실제 사건과 인물을 극화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피해자 유족은 자신들 동의 없이 영화가 제작돼 인격권이 침해 당했다며 배급사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8일 열린 심문에서는 유족이 주장하는 ‘잊혀질 권리’와 배급사 및 제작사가 내세운 ‘표현의 자유’가 정면 충돌했다. 재판부는 1일 상영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유족의 소 취하로 사건이 종결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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