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개막하는 ‘2018 파리모터쇼’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향방을 점쳐 보는 올 하반기 최대의 글로벌 자동차 축제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 대부분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될 모델이다.
이번 파리모터쇼에 출품된 신차들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 세계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답게 해치백과 시티카 등 현지 취향을 반영한 경제적인 소형차가 많았지만, 이젠 너도나도 덩치를 키우고 볼륨감 있게 다듬은 SUV들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1~8월) 6%의 탄탄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파리모터쇼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일 프랑스 파리 도심 콩코드 광장엔 올해 120주년을 맞는 파리모터쇼를 기념하기 위해 과거 생산된 차들이 전시됐다. 여기에는 프랑스 자동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클래식카와 모터사이클 230대가 공개됐다. 전날(30일)엔 클래식카 퍼레이드가 열려 파리모터쇼 분위기를 돋웠다. 파리모터쇼는 2~3일 언론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4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시트로엥, 푸조, 르노 등 프랑스 자동차업체들은 격년으로 열리는 자국 모터쇼를 맞아 신모델을 대거 쏟아낸다. 시트로엥은 이번 전시회에서 SUV 모델인 C5 에어크로스와 DS3 크로스백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C5에어크로스는 지난 2015년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의 양산 모델로, 편안한 주행감각과 안락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DS3 크로스백은 기존 해치백에서 SUV로 형태를 바꾼 모델이다.
르노도 지난 2015년 출시된 SUV 모델 카자르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인 뉴 카자르를 처음 선보인다. 그간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45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모델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뉴 카자르는 디자인 변화와 함께 연비 효율 개선이 대폭 이뤄졌다. 내년 초 유럽에 출시된 직후 우리나라에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푸조는 왜건형인 뉴 508 SW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내년 1월 유럽에 출시되는 뉴 508 SW는 낮고 슬림한 차체로 역동성을 살리면서도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 실용성을 높인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도 SUV 위주로 신차를 공개한다. 벤츠는 더 뉴 GLE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내년 상반기 출시된다. BMW는 뉴 X5, M5 컴페티션, Z4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SUV인 뉴 X5는 이전 모델에 비해 크기를 키우고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중 유일하게 참여하는 현대ㆍ기아차는 고성능 모델로 유럽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차도 덩치를 키운 i30 패스트백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i30 N과 벨로스터 N에 이은 고성능 N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이다. 해치백 모델인 i30 N보다 차체가 길고 낮아 보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선사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기아차는 신형 프로씨드를 공개한다. 신형 씨드 역시 몸집을 키운 왜건형 버전이다. 기존 3도어에서 실용적인 5도어 스타일로 바뀌었다.
파리=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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