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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서 야당 지원 후보 당선… 아베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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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서 야당 지원 후보 당선… 아베 타격

입력
2018.09.30 22:29
수정
2018.09.30 22:3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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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다마키 데니 후보가 지난 13일 나하시에서 손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의 유지를 따라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 반대를 주장해 왔다. 나하=교도통신 연합뉴스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다마키 데니 후보가 지난 13일 나하시에서 손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의 유지를 따라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 반대를 주장해 왔다. 나하=교도통신 연합뉴스

사실상 미군기지 이전 찬반 투표로 진행된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지사 선거에서 기지 이전 반대를 내세운 다마키 데니(玉城デニ) 전 자유당 중의원 의원이 30일 당선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오키나와현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이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선거 3연임을 확정 지은 지 열흘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정부의 헤노코 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민심을 확인하면서 아베 총리로선 향후 정국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K와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개표가 진행된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다마키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미군기지 이전 반대운동을 이끈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전 지사의 별세 이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 4명이 등록했다. 그러나 사실상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추천을 받은 사키마 아쓰시(佐喜眞淳) 후보와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민당 등 야당들의 지지를 얻은 다마키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진행됐다. 다마키 후보는 선거 기간 동안 오나가 전 지사의 유지 계승을 강조하면서 아베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아버지로 둔 지사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마키 후보는 오키나와 시의원을 거쳐 2009년 민주당 당적으로 중의원 선거에 첫 당선됐고 탈당 이후엔 오자와 이치로 자유당 공동대표와 행동을 같이 했다.

일본 정부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이라 불리는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1996년 기지 반환을 결정하고 1999년 나고(名護)시 헤노코를 이전지로 정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은 오키나와 밖으로 기지를 이전하지 않는 이상 헤노코 기지 역시 안전에 위협이 되고 산호초 등 주변 환경파괴를 초래한다며 반대해 왔다. 2014년 ‘헤노코 이전 반대’를 기치로 내걸어 당선된 오나가 전 지사는 당선 직후 전임 지사가 승인한 기지 건설을 위한 연안 매립공사를 취소하면서 중앙정부와 갈등을 벌여왔다.

아베 정권은 이번 선거에서 오키나와 지사를 탈환해 기지 이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 하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자민당의 핵심 인사들을 대거 동원해 선거전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 패배로 향후 정국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난립 중인 야당들이 연합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내년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 간 공동투쟁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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