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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김정은 ‘브로맨스’ 과시... 참모들은 ‘플러스 알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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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김정은 ‘브로맨스’ 과시... 참모들은 ‘플러스 알파’ 싸움

입력
2018.09.30 18:18
수정
2018.09.30 21: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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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웨스터버지니아주에서 공화당 지지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웨스터버지니아주에서 공화당 지지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미 정상이 ‘친서 외교’를 통해 말 그대로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참모 선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플러스 알파’을 더 얻으려는 기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성을 연인 관계에까지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성과를 과시하는 연설을 이어가는 도중 “나는 거칠게 나갔고, 그(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아름다운 편지를 썼다. 멋진 편지들이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서신을 꺼내 보이면서 2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고,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서신을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김 위원장의 서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 반응으로 미뤄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하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상간 분위기와 달리,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담판을 앞두고 북미 참모들간 신경전은 치열하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이미 내비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이외의 추가 양보를 압박하는 반면, 북한은 미국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종전선언 외의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모습이다. 비핵화 초기 빅딜 카드로 거론되는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종전선언간 교환에 대해 양측 모두 부족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총회 연설에서 북미간 신뢰 구축을 거듭 촉구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미국의 조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종전 선언과 함께 대북 제재 완화를 우회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핵시험과 로케트시험을 문제시하여 숱한 제재결의를 쏟아낸 유엔안전보장이사회지만, 그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 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며 안보리를 비판했다. 그는 또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전면적인 해제는 아니더라도 신뢰 구축 차원에서 제재 일부를 완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가 확실해 질 때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터라 북미간 제재 완화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종전선언 수용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인하는 것도 아니다. 즉 ‘절대 불가’ 입장에서 ‘협상 카드’로 열어둔 상태다. 다만 영변 핵시설 폐기 외의 조치까지 거론하며 추가 양보를 얻겠다는 태도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특정한 시설, 특정한 무기 체계에 대해 대화를 해왔다”며 영변 핵시설 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내지 핵탄두 문제까지 압박했다.

현재로서는 빅딜 카드를 서로 맞추기 보다는 북미가 요구 사항을 제시하면서 더 많은 것을 얻어 내려는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고위 당국자는 “북미가 협상을 해서 (요구사항을) 맞춰야 하는데 아직까지 연결하는 작업을 안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영변 핵폐기는 북한 핵 능력의 엄청난 부분이 들어가 있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걸 해야 한다면 뭔가 더 받아 내야 한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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