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후속조치로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 제거작업을 개시한다. JSA에서는 약 3주 내에, 화살머리고지에서는 두 달 내에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0일 “내일부터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JSA 일대와 시범 공동유해발굴 지역인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와 폭발물 제거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달 19일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해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JSA 지역을, 11월 30일까지 화살머리고지 지역의 지뢰제거를 마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북한도 우리 군의 작업 시간에 맞춰 자체적으로 판문점 일대의 지뢰 확인과 제거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사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JSA 내 지뢰제거는 남북 경계선으로부터 군사분계선(MDL) 방향으로 이뤄진다. 남북 간 필요한 장비와 자제도 상호 협조한다. 다만 남북 정상이 4ㆍ27 판문점 회담 때 담소를 나눴던 도보다리 주변 습지의 경우 통행이 불가능해 별도의 지뢰제거 작업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JSA 비무장화의 첫 단계인 지뢰제거가 완료되는 대로 남북은 감시초소(GP) 철수에 나선다. 합의서에 따르면 지뢰제거가 끝나는 시점부터 양측은 5일 내에 쌍방 초소와 인원, 총기류를 전부 철수하고 이를 이틀 간 공동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이어 남ㆍ북ㆍ유엔사 3자 협의체를 가동해 비무장화 이후 적용할 근무규칙 등을 논의하게 된다. 남ㆍ북한군 각 35명(장교 5명, 병사 30명)이 함께 근무하는 공동경비 형태를 복원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3자 협의체 가동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 가동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지뢰ㆍ폭발물 제거는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6ㆍ25 휴전 직전인 1953년 중공군과 우리군 간 고지 쟁탈전 벌어진 이곳에는 국군전사자 유해 200여 구, 미국과 프랑스 등 유엔군 전사자 유해 300여 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은 원활한 유해발굴을 위해 시범 발굴지역 내에 남북간 12m 폭의 도로를 연말까지 건설한 다음, 내년 4월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간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나선다. 지뢰제거와 도로 공사에는 공병대 1, 2개 대대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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