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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우는 호남제일성, 전라감영 제 모습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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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우는 호남제일성, 전라감영 제 모습 되찾는다

입력
2018.10.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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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남북, 제주를 담당한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전라도 최고 통치기관인 전라감영 조감도. 전주시 제공
조선시대 전·남북, 제주를 담당한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전라도 최고 통치기관인 전라감영 조감도. 전주시 제공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ㆍ남북, 제주를 담당한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지방통치행정관서다. 조선왕조 500여년 내내 전주에 자리했다. 전주는 당시 전라도 최고 통치기관이 소재한 호남제일성이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어와 전라감영 자리에 전북도청이 들어섰고 전북 도정의 중심이 됐다. 전북도청은 행정만이 아니라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이끌어온 지역의 구심점이자 견인차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강제 철거되거나 소실됐던 전라감영은 2005년 전북도청이 신도심으로 이전하면서 복원 논의가 본격화됐다. 호남의 으뜸도시로서 전주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복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우여곡절 끝에 논의를 시작한지 12년 만인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감영이 자리했던 옛 도청ㆍ도의회ㆍ전북경찰청 청사가 모두 철거됐다.

복원 지역은 전주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원도심 330만㎡ 아시아 문화심장터의 중심공간이다. 공사는 1만6,117㎡ 부지에 면적 8,400㎡ 규모로 총 84억원을 들여 2019년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복원 대상은 선화당, 내아, 내아행랑, 관풍각, 연신당, 내삼문, 외행랑 등 전라감영의 핵심건물 7채다.

전라감영의 중심건물인 선화당(宣化堂)은 전라감영의 수장인 전라감사가 집무를 보던 정청(政廳)이다. 선화당이란 당호는 ‘임금의 높은 덕을 베풀어 백성들을 교화한다’는 뜻으로 ‘선상덕이화하민(宣上德而化下民)’에서 따온 것으로 정면 7칸과 측면 4칸의 약 260㎡ 규모다. 조선시대 전주부성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전주객사 다음으로 큰 건물이었다. 전라감영 복원공사는 전주의 문화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전주시와 복원 재창조위원회는 공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건물의 실시설계 안에 대해 실무위원회와 고건축전문가 자문을 받는 등 꾸준한 논의를 거쳤다. 옛 도청사 건물 철거 이후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유구의 흔적과 각종 고지도, 문헌의 기록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대한 원형을 찾는 작업에 주력했다.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 이명우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장, 문화계 관계자 등이 지난 7월 25일 옛 전북도청 부지에서 전라감영 선화당 상량식을 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 이명우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장, 문화계 관계자 등이 지난 7월 25일 옛 전북도청 부지에서 전라감영 선화당 상량식을 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찬란한 전주시대 열어갈 핵심공간

지난 7월 25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최기영씨를 비롯한 많은 전통건축 장인들의 참여 속에 기둥 세우기, 대들보 올리기, 포작(包作) 설치 등 목조 가구재 조립을 마치고 상량식을 진행했다. 상량문은 선화당의 가치와 복원 경위와 의미 등을 담은 내용으로 지었다. 상량문은 선화당 어칸 도리 부재 상부에 넣어 봉안됐다. 상량묵서에는 건물의 건립역사를 알 수 있게 상량 날짜를 적어 넣었다.

선화당과 관풍각의 목재 조립을 마치면서 전라감영이 점차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현재 내아, 연신당, 내삼문 등의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연말이면 대략적인 건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전문가 논의를 통해 전라감영 서편부지에 대한 복원방향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전주시는 복원된 전라감영 내ㆍ외부 공간을 활용해 최첨단 정보통신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전라감영이 박제된 공간이 아닌 창의적인 콘텐츠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라감영이 복원되면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풍남문, 전라감영, 객사 등 조선시대 전주부성 안에 있던 핵심시설들을 둘러볼 수 있는 새로운 역사문화 관광코스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 황권주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라감영은 아시아문화심장터의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진행 중인 복원공사는 지역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단순한 건축물 복원이 아닌 전주시민의 자존감을 세우고 역사성과 상징성을 복원해 전주문화의 정수를 되살려 찬란한 전주시대를 열어갈 핵심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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