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2곳 중 1곳은 내년까지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보기술(IT) 업종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선 수출 증가를 전망하는 업체가 많은 데 비해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권, 호남권, 대경권(대구ㆍ경북)에서는 수출 감소 예상업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30일 한국은행의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49개 제조업체 가운데 44.2%가 하반기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감소 예상 업체는 24.5%, 보합 전망 업체는 31.3%였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업체도 46.0%에 달해 감소(17.3%), 보합(36.7%) 예상 업체보다 많았다.
수출 증가 폭은 ‘5% 이하’를 제시한 곳이 전체의 20% 내외, ‘5% 초과 증가’ 예상 업체는 25% 안팎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수출 증가 예상 업체 비중은 기계장비(65.4%, 57.7%), IT(55.6%, 55.6%), 석유화학ㆍ정제(55.2%, 44.8%), 조선(50.0%, 63.6%)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자동차는 하반기 수출 증가 예상 업체 비중이 23.5%에 그쳐 감소 전망 업체(29.4%) 비중보다 낮게 조사됐다. 대신 내년이 되면 증가 예상 업체가 50.0%로 늘고 감소 전망 업체는 14.7%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은 하반기 수출 증가 예상 업체 비중(33.3%)이 감소 전망(27.8%)보다 우세했지만, 내년 전망에선 증가가 22.2%, 감소가 27.8%로 역전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수출 전망이 가장 밝았다. 수도권에선 하반기 수출 증가를 예상한 업체 비중이 51.1%, 내년은 60.0%에 달했다. 감소 전망 업체는 올해 13.3%, 내년 8.9%에 불과했다. 반도체 등 경기가 좋은 IT 업체들이 수도권에 주로 몰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권역에서도 수출 증가 예상 업체 비중이 모두 높았지만 수준은 차이가 있었다. 대경권의 경우 하반기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업체가 44.8%였지만 감소할 것이라고 보는 곳도 34.5%였다. 호남권에선 증가가 41.7%, 감소가 33.3%, 동남권에선 증가 41.3%, 감소 25.4%로 조사됐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탓으로 보인다.
하반기 수출 증가 요인으로는 ‘신시장 개척 노력’(21.9%),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개선’(17.0%) 등이 꼽혔지만, 향후 수출 여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응답 업체 79.5%가 '글로벌 경쟁 심화'(매우 부정적+다소 부정적)를 가장 경계했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75.8%), ‘보호무역주의’(66.4%), ‘국내 경제 불확실성’(65.9%)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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