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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대륙의 대미 무역전쟁 비밀병기는‘큰 손 유커’

입력
2018.09.30 14:00
수정
2018.09.30 16:4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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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국경절 황금연휴다. 지난달 22~24일 중추제(추석) 연휴 사흘을 포함하고 국경절 연휴 시작 때까지 휴가를 쓸 경우 최장 16일을 쉬게 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관광객 숫자와 소비금액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관광시장에서 가장 비중 있는 나라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연인원은 1억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할 만큼 가처분소득에 여유가 생긴 중산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크레디스위스는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중산층 인구 10억여명 중 30% 가량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관광객이 찾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다. 2022년이면 450만명을 넘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올 정도다. 아직까지 여행객 숫자는 캐나다ㆍ멕시코ㆍ영국ㆍ일본에 이어 5위지만 1인당 소비금액은 최고다. 2016년 미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303만여명이 소비한 금액은 무려 348억달러(약 38조6,63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맞이한 올해 국경절 연휴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 통계를 인용해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권 예약건수가 지난해보다 42%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중국발 미국행 항공권 예약건수는 16.7% 감소한 상태였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미국 외교ㆍ안보분야 정보분석업체인 스트랫포는 “유커에 대한 통제가 중국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이 ‘사드 보복’이 단적인 예다.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보복ㆍ반격카드 중 하나가 관광객 규제일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관광객을 ‘비밀병기’로 활용할 수 있는 건 해외여행허용국지위(ADS) 정책과 해외여행 허가업체 제도가 있어서다. 당국이 허용한 국가만을 대상으로 당국이 선정한 관광업체만이 단체관광을 운용토록 함으로써 사실상 해외여행객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 당시의 일본,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취임 후 대만, 지난해 사드 배치 확정 후 한국 등을 대상으로 중국은 관광객을 무기로 삼아 재미를 톡톡히 봤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상품과는 달리 서비스 분야에선 적자다. 2016년 기준 381억달러(약 42조3,300억원)였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관광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쿼츠는 지난 4월 미국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과 전체 고용에서 각각 3%, 5%를 차지하는 점을 들어 “미국 방문을 원하는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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