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집을 장만하려는 신혼부부에게 최저 연 1%대 금리로 제공되는 디딤돌대출 한도가 현행 2억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늘어나고 소득 요건도 완화된다. 청년 전용 전세대출 정책상품인 버팀목대출 역시 한도가 2,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확대되고 금리는 낮아진다.
28일 국토교통부는 7월 발표한 ‘신혼부부ㆍ청년 주거지원방안’ 후속 조치로 이날부터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주택 구입자금대출(디딤돌대출) 및 전세자금대출(버팀목대출) 조건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신혼부부(혼인 5년 이내) 대상 디딤돌대출은 대출 가능한 소득 요건을 기존 부부 합산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2억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신혼부부가 버팀목대출을 받을 땐 대출한도가 수도권은 1억7,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수도권 외 지역은 1억3,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정부는 신혼 여부와 무관하게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해선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 모두에 1자녀 0.2%포인트, 2자녀 0.3%포인트, 3자녀 이상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자녀를 셋 이상 둔 신혼부부 가구라면 디딤돌대출은 최저 연 1.2%, 버팀목대출은 연 1.0%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이전에 대출을 받은 가구도 자녀가 늘어났다면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년(25세 미만) 세대주 전용 버팀목대출 혜택도 확대된다. 우선 대출 가능한 주택 조건을 보증금 3,000만원 이하에서 보증금 5,0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전용면적 60㎡ 이하 조건은 유지된다. 대출 한도는 2,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금리 조건도 연 2.3~2.7%에서 연 1.8~2.7%로 나아진다. 특히 예비 세대주에 대한 대출도 새롭게 허용해 부모와 떨어져 거주하려는 청년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청년 버팀목대출 이용 대상이 아니라도 연소득 2,000만원을 넘지 않는 34세 이하 청년이 60㎡ 이하,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주택을 빌리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 받게 된다. 한부모 가구가 버팀목대출 우대금리(1.0%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요건도 ‘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서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6세 이하 미취학 아동 부양’으로 완화된다.
시장은 주거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 지원 확대는 반기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등 집값 급등 지역에서 주거지를 마련하려는 이들 입장에선 대출 한도 증가분이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403만원이고, 서울 시내 신혼희망타운 건립 예정지인 성동구치소 부지는 분양가가 5억원 이상, 개포동 재건마을은 8억~10억원 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역적 상황과 무관하게 소득을 기준으로 천편일률적으로 한도만 늘려선 효과가 떨어진다”며 “지역 및 시세별로 대출 가용 비용을 설정하는 등 맞춤형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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