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강정호(31)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온다.
피츠버그는 28일(한국시간) 구단 트위터를 통해 “강정호가 29일 팀에 합류한다”며 “신시내티와 주말 3연전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등 번호 16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덧붙였다. 2016년 10월3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음주파문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강정호에게 2년 만에 길이 열렸다. 강정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m Come back’(내가 돌아왔다)라고 적었다.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신시내티 원정에서 이번 시즌 마지막 3연전을 치르는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강력한 빅리그 복귀 의지를 받아들였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던 강정호의 열의를 존중하고 싶었다”며 “강정호가 복귀한다고 해서 우리가 얻는 것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넥센에서 뛰던 강정호는 2014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에 입단하자마자 첫해인 2015년 타율 0.287에 15홈런 58 타점을 기록해 주전 3루수를 꿰찼다. 이듬해에도 타율 0.255 21홈런 62 타점으로 활약했다. 팀에서 입지를 다졌던 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사고를 냈고, 과거 두 차례 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까지 알려져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미국 정부는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강정호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로 보냈다. 지난 4월엔 강정호가 미국 취업비자를 받자 곧바로 팀에 합류시켜 구단 복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도록 했다. 빅리그 재입성을 준비하던 중 8월4일 왼쪽 손목의 괴사한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시즌 내 합류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강정호는 재활 속도를 높여 27일 교육리그 경기를 9이닝 소화했다.
강정호의 선발 출전 여부는 물음표지만 피츠버그는 마지막 3연전에서 그의 재기 가능성을 살필 전망이다. 올해는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4년 계약을 했던 마지막 해다. 추가로 1년 연장 계약 옵션이 있지만 구단이 결정권을 가졌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1년 연장 계약을 하면 연봉 5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하며, 계약을 해지할 경우엔 강정호에게 25만달러를 줘야 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바이아웃 금액으로 25만달러를 지급한 뒤 강정호와 550만달러보다 낮은 연봉으로 계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헌팅턴 단장은 “솔직히 말하면 이번 3연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강정호는 25~30홈런을 칠 수 있고, 수비도 좋다. 강정호가 잘 돌아온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재계약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경쟁은 끝날 때까지 우승 향방을 알 수 없다. 28일 콜로라도가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서 5-3으로 이겨 7연승을 달렸다. 2위 LA 다저스와는 1경기 차다. 두 팀 모두 3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류현진(LA 다저스)은 29일 팀의 운명이 걸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한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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